다큐뉴스 50부작 하늘동네 이야기
제233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 대전MBC 임소정 기자
대전MBC 임소정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0.03.10 14: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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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MBC 임소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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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로 모두의 마음이 얼어붙은 지난해, 이번에는 그동안의 좀 따뜻한 뉴스,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 뉴스를 만들어보자는 데 중지가 모아졌다.
그렇게 기획된 50부작 ‘하늘동네 이야기’. 취재진이 눈을 돌린 곳은 대전의 가장 높은 곳, 달동네 대동이었다.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1월, 처음 찾아간 그곳은 회색빛이었다. 벽이 부서지고, 지붕이 갈라진 판잣집들과 추위 만큼이나 차가운 얼굴의 사람들, 당장 이들의 생활 속을 파고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두려움이 앞섰다.
막내인 고병권 기자와 내가 먼저 주민들과 친해지기에 나섰다. 거의 매일 출근을 하다시피 하며 사회복지관과 각 통 통장들, 주민들을 만났고, 나는 일주일에 한 번씩 지역 공부방 선생님으로 나가며 아이들과 친분을 쌓아갔다.
얼굴을 익히면서 본격적으로 주민들의 삶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66%가 우울 증세를 겪고 있고 모든 아이들의 심리치료가 시급하다는 조사결과는 충격이었다. 대물림되는 빈곤과 가족해체, 질병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가 이곳에 모여 있나 싶을 정도였다.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 그 면면을 드러내는 6개월의 보도.
매주 3분의 리포트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힘들었던 건, 왜 자신들의 생채기를 들추어내느냐는 주민들의 차가운 시선과 문제 제기만 계속 하느냐는 일부 시청자들의 조급함이었다.
“보도가 나간다고 뭐가 해결이 돼요?” 이제는 문제를 해결해 나갈 차례였다. 아이들을 위한 심리치료와 함께 무료 검진, 일자리 창출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결국 주민들은 조금씩 이어지는 변화에 마음이 동했고 스스로 ‘희망’을 찾는 움직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후반 6개월은 그렇게 희망을 찾아가는 동네를 담을 수 있었다.
하늘동네와 함께 살았던 1년. 취재진은 ‘기자’이기보다는 주민들과 함께 울고 웃는 또 한 명의 ‘주민’이었다. ‘우리 동네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한다’는 마음으로 함께 산 1년.
그 짧은 시간 동안 감히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절망 속에서도 작은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손발이 얼어붙는 추운 날씨에도, 땀이 줄줄 흐르는 더운 여름에도 하늘동네를 오르내리며 좋은 영상을 담아주신 김준영 선배님과 이번 기획에선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던 오디오맨 동훈 씨, 하늘동네에 도움의 손길을 보태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