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언론에 위협인가 기회인가?

[언론다시보기] 송경재 경희대학교 학술연구교수


   
 
  ▲ 송경재 경희대학교 학술연구교수  
 
바야흐로 융합의 시대이다. 작년 말에 전 세계에서 80번째라는 늦은 순서로 스마트폰(Smart Phone)이 한국에 도입된 이후 4개월이 경과했다. 그간 스마트폰은 50만대 이상 팔리며 디지털 문화 아이콘이 되었다. 애플과 삼성전자에 이어 각사에서 스마트폰이 본격 공급되는 하반기에는 사용자 수가 더 증가할 것이다.

사실 스마트폰은 국내 인터넷 환경에 혁명적인 전환을 가져왔다. 유선 중심의 인터넷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으며, 한국 IT인프라 수준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났고 이에 대한 자성도 있었다. 그런 맥락에서 스마트폰은 2가지 차원에서 인식전환을 가져왔다. 첫째, 무선망과 유·무선 통합의 전 세계적 흐름, 둘째, 하드웨어가 아닌 앱스토어 같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환경변화에 주목한다. 아무튼 스마트폰이 불러올 파장은 점차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다.

언론사의 스마트폰 대응자세
필자는 아직 다음 모델을 기다리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지만 주변의 안면 있는 기자들은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만나면 누리꾼들 용어로 ‘자랑질’을 한다. 무선망을 어느 정도 안다고 자부(?)했던 내가 봐도 스마트폰의 기능은 신기하다. 그런데 문득 드는 한 가지 의문이 있다. 과연 스마트폰이 도입되면 미디어에 도움이 될까?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언론사들도 발 빠르게 변화된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연합뉴스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서비스를 실시한 이후, 조선일보가 3월에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언론사의 올해 화두는 스마트폰 서비스가 될 것이다. 심지어 인터넷 미디어 생태계를 좌지우지했던 포털사들마저 스마트폰용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언론사들의 대응은 미디어융합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스마트폰, 위협요인 될 수도
그렇지만 스마트폰이 장점만 갖고 있을까? 기우일 수 있지만 스마트폰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없다면 오히려 미디어산업에 또 다른 위협요인이 될 수도 있다.

첫째, 새로운 환경변화에 따라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디자인 설계, 적합한 콘텐츠 개발 등의 추가 비용이 들 수 있다. 현재도 많은 언론사들이 체계적인 인터넷 사업을 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투자부담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또 다른 무선서비스 개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둘째, 스마트폰 서비스가 과연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 라는 회의가 있다. 인터넷 도입 초기 고민 없이 단순히 오프라인 콘텐츠를 온라인 서비스하는 것으로 인식하면서 적합한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지 못했던 일을 회고해야 한다. 결국 뉴스콘텐츠는 무료로 이용한다는 인식만 남겼고, 이후 끊임없는 인터넷 서비스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셋째, 앞의 논리와 연계해서 스마트폰용 콘텐츠 생산에 대한 부담이다. 기존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옮겨 놓는다면 다시 과거의 우를 범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려면 적합한 사업을 찾아야 하는데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고민보다는 우선 급히 서비스부터 하고 보자는 타성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시대흐름 앞서는 발상 전환 필요
하나 이런 문제점이 있다고 해서 스마트폰이 제공할 수 있는 긍정성은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다만 스마트폰 환경에 미디어의 생존방향성이란 전략과 전술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시대의 흐름만 좇아서는 컨버전스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우선 스마트폰을 무조건 새로운 신천지이고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지 말고 각 미디어가 갖고 있는 장점들을 살려야 한다. 천편일률적인 뉴스 제공에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올드미디어로 찍힌 라디오가 인터넷과 결합하여 만든 ‘보이는 라디오’처럼 말이다. 예컨대 스마트폰의 위치서비스와 각 사가 보유하고 있는 뉴스 및 방송콘텐츠의 결합이나, 콘텐츠장터를 활용한 저렴한 구매방식 개발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문과 방송, 잡지의 스마트폰 전략은 같을 수 없다. 각 미디어 영역에서 변화된 기술환경과 콘텐츠의 결합을 고려한 새로운 융합형 미디어 서비스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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