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사건
제235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부문/YTN 김문경 기자
YTN 김문경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0.05.26 13: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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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김문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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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6일 금요일 밤 백령도 앞바다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건 당일 밤 나는 야근 중이었다. 서해바다에 뭔가 이상 징후가 생긴 것 같으니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취재원의 두루뭉술한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믿을만한 취재원이었기에 천안함 침몰 소식을 확인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서해 바다에 이상 징후가 생겼다면 당연 NLL 부근을 의미하는 것으로 취재원들에게 다짜고짜 질문을 찔러 넣었고 해군 초계함이 침몰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팩트가 확인되면서 ‘백령도 순찰 해군 초계함 침몰 중’이라는 1보를 날린 뒤 곧이어 전화 생방송으로 속보를 이어 나갔다.
그날 밤 10시24분쯤 1보를 내보낸 뒤 타사의 동향도 살폈다. 웬만한 속보는 일사불란하게 처리하기 때문에 곧바로 우리를 따라올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하지만 20분 넘게 타사의 화면은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인터넷도 조용했다.
이 때문에 ‘내가 오보를 날린 건가’라는 불안감으로 별도의 사과방송 자막을 띄워야 하나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신뢰할 만한 취재원으로부터 확인한 팩트라는 확신 아래 떨리는 가슴을 억누르고 방송을 이어 나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YTN 보도국엔 특보체제가 가동되기 시작했고, 이 무렵부터 타사들의 속보도 속속 떠올랐다. 그때부터 시작해 한 달 넘게 ‘천안함 사건’에 매달리다시피 했다. 1보를 날린 죄(?)로 전 국방부 출입기자란 이유로 출연과 제작에 몰두했다.
밤샘 출연으로 야근을 하고 퇴근한 다음날 밤엔 가위에 눌려 잠에서 여러 차례 깨어났다. 후속기사의 압박감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많은 승조원들이 스쳐 지나갔다. 20여 년 전 군 생활 기간 동안 지겹게 바라보던 밤바다도 꿈속에서 내내 떠올랐다.
땀이 밴 기사가 아닌 ‘1보와 속보’가 수상의 자격이 있는지를 놓고 심사위원님들의 고민이 컸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지난 한 달여간 YTN 동료들의 수고로움을 생각할 땐 본인의 노력은 ‘1보’ 이외엔 없다. ‘천안함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차가운 밤바다에서 안타깝게 쓰러져간 천안함 희생 장병들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