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함바게이트' 비리와 권력의 공생관계 부각 '호평'
제24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장용수 mbn 경제1부 부장
장용수 mbn 경제1부 부장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1.03.02 14:26:02
|
 |
|
|
|
▲ 장용수 mbn 경제1부 부장 |
|
|
제민 ‘제주 유배문화’ 아카데미즘·저널리즘 넘나들며 완성도 높여
모처럼 출품작이 많아졌지만 사실은 2010년에 계속됐던 흉작 추세가 바뀐 건 아니었다. 연속 취재 기사 또는 기획 시리즈 기사들이 12월 결산월을 맞아 여러 작품이 출품됐기 때문이다.
먼저 취재보도 부문은 ‘정부, 긴장상황 때 인터넷글 무단삭제 추진(한겨레)’ ‘건설현장 식당운영권-함바게이트 최초 및 연속보도(KBS)’ ‘천신일 수사 연속보도(MBN)’가 본선에 올랐으나 KBS 기사만이 낙점을 받았다. 이 기사는 막연히 알고 있었던 이른바 ‘함바비리’를 세상에 알리고 권력과의 공생관계를 부각시키는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재벌총수 등의 비자금 창구로 오랫동안 이어져 온 비리의 실상을 파헤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함바(일본어) 게이트(영어)’라는 글로벌 용어를 모든 언론이 가감없이 써댄 데 대해서는 한번쯤 되새겨봐야 한다는 한 심사위원의 지적은 여운을 남긴다.
아쉽게 탈락한 한겨레 기사는 국민의 알권리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는 점에서 언론의 사명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방송통신위원회의 매뉴얼화’ 방침이 확정단계가 아니어서 특종성 내지는 파장이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낙점을 받지 못했고 MBN의 기사는 대통령의 측근에 대해 꾸준히 추적보도하고 특히 방송으로서 천신일씨 입국 그림을 단독 취재했다는 점은 평가받았으나 대통령과의 친분관계 등이 다소 미약하게 다뤄졌다는 점 등이 부족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중앙 언론의 경제보도 부문은 한 작품만 출품됐을 정도로 초라했지만 그나마 본심의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얼음 녹은 북극 자원 신대륙을 잡아라(조선)’ ‘경찰 후원금 쌈짓돈 쓰듯 3년간 26억 사용처 깜깜(동아)’ 2개 작품 모두가 본심에 올라왔으나 ‘얼음 녹은~’ 작품이 영예를 안았다. 이 작품은 가장 추운 동토를 국내 언론으로는 유일하게 두 번이나 취재해 에너지 보고 등의 중요성을 일깨운 점에서 언론의 탐험과 도전 정신을 높게 평가 받았다. ‘경찰 후원금~’ 기사는 특종성은 있지만 그 규모나 파장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누이 좋고 매부 좋고…대학-업체 구매 관행(MBN)’, ‘시사기획 KBS10, 반려동물-생명에 대한 예의(KBS)’, ‘낮은 세상과 공감하다(KBS)’ 세 작품이 접전을펼쳤으나 ‘낮은 세상과 공감하다’가 신선한 접근으로 단순한 미담 기사 수준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KBS의 최근 기사와 프로그램들에서 공영성이 특히 너무 짙게 풍기고 있는 점은 지적을 받았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다섯 작품이나 본심에 올라왔지만 교향악단 지휘자 선정과 관련해 집요하고도 다양한 접근방식의 취재를 통해 해당 지휘자의 해촉을 유도하고 좋은 이미지로만 비쳐져왔던 한 지자체장의 독선 등 또 다른 측면을 부각시킨 충청타임즈가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지역경제보도부문은 네 작품이 예심에 올려진 가운데 ‘신형 아반떼 결함 논란으로 본 국내 리콜 문제점(대구일보)’ ‘공공저널리즘을 통한 착한경제 확산 프로젝트(제주MBC)’ 두 작품 모두 심사위원들의 쟁쟁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나 기자상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지역기획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일곱 작품이 예심에 올라왔고 ‘제주의 또 다른 기억 유배문화, 그것의 산업적 가치(제민일보)’, ‘1천300년 전 고승에게 길을 묻다(경인일보)’가 본심에 올라왔지만 수상자는 제민일보였다. 이 기사는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의 영역을 넘나들면서 ‘또 다른 유배지 제주’를 부각시키고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제주도가 국내 최대 관광지라는 점을 차치하고라도 유달리 제주도 지역 언론의 애향심이 남다르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 또한 그 범주의 기사로 분류됐다. 지역기획 방송부문(8편)은 예심에서 전멸하는 아픔이 있었다.
전문보도(사진) 부문에서는 예심에 제출된 일곱 작품 가운데 세 작품이 본심에 올라왔으나 동아일보의 ‘서해 불법조업 중국어선-일렬로 묶은 채 단속저항’이 가장 많은 표를 받아 수상작이 됐다. 마치 ‘적벽대전’을 연상시키는 사진으로 사진 그 자체로 뉴스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