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식당운영권-함바게이트

제244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부문 / KBS 이철호 기자


   
 
  ▲ KBS 이철호 기자  
 
법원 판결은 물론 검찰 수사도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에 대해 취재 후기를 쓰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른바 ‘함바 게이트’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느낀 몇 가지만을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통화하고, 서류더미를 뒤졌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미심쩍은 부분이 포착된 인물들에게 유상봉씨와의 관계를 물어보면 그들의 답변은 한결같이 세 가지로 요약됐습니다.
‘누구인지도 모른다’, ‘만난 적은 있다’, ‘알고 지냈지만 금품 수수는 없다’. 하지만 대답의 상당수는 거짓이었습니다.

근엄한 척, 도도한 척하는 이른바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위선을 까발릴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는 시대에 그래도 언론의 존재 의의가 있다는 자위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비리일 뿐”이라며 꼬리를 잘랐던 어느 기업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고위 임원을 위해 법무팀과 홍보팀을 동원하는 모습은 참 이율배반적이었습니다.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돈을 벌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는 점에서 당연히 사법부는 브로커 유상봉씨를 처벌할 것입니다. 하지만 유씨도 피해자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유상봉의 방식’이 통하는 곳입니다. 그런 사회에서 유씨는 자신이 얻어낸 것 이상으로 많이 금품을 뜯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유상봉씨의 한 측근은 검찰 조사를 받은 몇몇 인물에 대해 “별로 해주는 것도 없이 끊임없이 금품을 요구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전현직 고위직들에게 유씨의 돈은 받아도 뒤탈 없는 돈이었던 것입니다.

최초 보도 이후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갑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취재를 한 후배 최형원 기자의 도움이 컸습니다.

또 아쉽게 함께 수상하지 못했지만 기자생활 첫 수습 기간 3주 내내 동부지검 앞에서 ‘뻗치기’를 하며 많은 도움을 준 후배 최진영 기자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