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신문 사설 "일본 돕자"
국내언론 일본 대지진에 일제히 인류애 강조
민왕기 기자 wanki@journalist.or.kr | 입력
2011.03.14 15:11:42
일본의 대지진 참사로 인명․재산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언론사들이 진보, 보수를 떠나 인류애를 강조하며 일본을 돕자는 사설을 썼다.
조선일보는 14일 사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 통해 일본 국민 돕자’는 사설에서 “지금 일본 국민은 동북부를 휩쓸고 지나간 일본 역사상 최대의 지진 참화와 그 여진의 공포 속에서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신속하게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대규모 구호 지원단을 파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 차원에서 무슨 지원을 어떻게 할지도 활발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이런 일을 통해 나라의 품격이 드러난다는 자세로 일본 국민의 아픔을 보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12일 사설 ‘일(日) 대지진, 피해 최소화와 조속한 복구를 기원한다’에서 “우리는 일본의 대지진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며 조속한 복구를 기원한다”며 “한국정부는 일본에 거주하는 교포와 주재원, 유학생, 여행객의 피해 상황도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의 어려움은 세계 경제에도 연쇄적 충격을 미칠 수 있다. 우리 주요 제품의 부품 중에는 일본에서 수입되는 것이 많다. 가뜩이나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한국 경제에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정부와 기업은 일본 지진의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도 같은 날 사설에서 ‘한민족의 인류애’를 강조했다. 중앙은 ‘일본 대지진 참사, 한민족의 인류애 보여주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참사를 당한 일본인들에게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 인류애 차원에서 일본을 돕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은 이어 “지진에 잘 대처하는 일본이지만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이 빚어낸 대형참사를 맞은 만큼 이웃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다. 가장 가까운 나라인 우리가 가장 먼저 달려가야 한다. (중략) 휴머니즘 외교는 선린우호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가장 효과적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한겨레도 같은 날 사설 ‘일본 대지진, 참화 앞에서 더욱 절실한 인류애’에서 “정부는 우리 교민과 유학생, 관광객 등의 안전을 확보하는 일 말고도 어려움에 처한 일본 국민을 도울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며 “인명 구조와 부상자 치료 인력을 서둘러 파견하고, 민간단체의 구호활동을 신속하게 조직하고 지원하는 일 등에 힘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이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인류애의 책임을 다하는 일이다”, “어려울 때 친구가 됨으로서 새로운 한-일 관계를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참화를 흥미 위주로 묘사하거나 뒤틀린 심리를 들어낸 일부 보도와 반응은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도 같은 날 사설 ‘일본 대지진 참화, 우리 일로 생각하자’에서 “이번 참화에 위로와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조속한 복구를 희망한다”며 “정부와 민간이 이웃나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한 구조ㆍ복구 지원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지진을 자연재해 대책의 재점검과 정비의 계기로 삼을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14일 ‘최악의 일본 대지진 참사 인류애 보일 때다’에서 “인류의 재앙을 맞아 우리는 먼저 아시아의 도덕적 지도국가로서 휴머니즘 외교의 진면목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세기 전 일제에 의한 망국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물론 선뜻 내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지금 네티즌 세계에서는 모금운동이 일 정도로 우리 사회는 성숙했다. 영국 작가 허버트 G 웰스의 금언을 새겨야 할 때다. “우리들의 참된 국적은 인류다”.”라고 말했다.
세계일보는 12일 사설 ‘위기에 처한 일본, 전폭 지원 아끼지 말아야’에서 “숱한 붕괴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생사를 다투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구조 인력과 장비가 태부족”이라며 “미국이 항모를 급파하는 등 국제사회가 앞다퉈 나서고 있다. 대한민국도 민관 차원의 구호와 지원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는 같은 날 사설 ‘큰 재난 당한 일본, 우리가 성심으로 도울 때’에서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우리의 심정과 태도는 오랜 역사 속에서 애증이 교차하는 매우 복잡한 것”이라며 “작은 계산을 넘어서는 보편적 인류애에 기반해야 장기적으로 진정한 이익이 우리에게도 돌아온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