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뉴스 KBS-MBC 차이 뚜렷
서정은 기자 | 입력
2001.04.21 10:34:41
3월 한달간 KBS와 MBC의 대통령 관련 보도를 비교한 결과 KBS가 여전히 대통령 소식을 뉴스 앞쪽에 배치한 반면 MBC는 대체로 후반부에서 다뤄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는 3월 한달간 대통령 관련 소식을 22꼭지 보도하면서 ▷5번째 이내 14꼭지 ▷10번째 이내 5꼭지 ▷10번째 이후 3꼭지를 배치했다. 이에 비해 MBC는 총 14꼭지 가운데 ▷5번째 이내 5꼭지 ▷10번째 이내 2꼭지 ▷10번째 이후 6꼭지를 보도해 차이를 보였다.
KBS 지회(지회장 배종호)가 발간하는 ‘KBS 기자협회’의 보도비평 코너에서 KBS와 MBC의 뉴스를 비교한 양문석 성균관대 언론학 강사는 “MBC가 3월초 ‘국민과의 대화’ 보도를 기점으로 변하고 있다”며 “아마도 언론개혁 시민운동단체의 수장이었던 사람이 사장이 된 것도 동인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3월 1일 ‘국민과의 대화’와 관련 KBS가 5꼭지로 상세하게 나눠 9시 첫 뉴스로 보도한 반면 MBC는 기상정보와 스포츠뉴스를 제외한 20개 기사 가운데 15번째로 1꼭지만 배치해 극명한 대비를 보인 바 있다.
또 3월 한달간 KBS 9시 뉴스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주어로 시작하는 뉴스는 1일, 9일, 11일, 25일, 26일 등 모두 5번이다. 이에 대해 양문석씨는 “뉴스 내용상으로는 ‘김대중 대통령은...’으로 시작할 수도 있는 것들이지만 MBC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을 주어나 중심으로 부각하려는 무의식적인 부담감이 이런 뉴스를 만든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씨는 또 “KBS만 보도한 대통령 관련 기사가 3월 한달 동안 8개나 된다”며 “특히 28일 ‘벤처만이 살 길이다’와 31일 ‘정책판단 어려워’ 꼭지에서 ‘김 대통령은… 판단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식의 보도는 대통령을 위한 ‘선물’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KBS 보도국 한 기자는 “KBS는 그대로인 반면 MBC가 괄목할 만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KBS 뉴스가 정권 보위로 흐르는 경향을 시의적절하게 지적한 분석이었다”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