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뉴스, IB시장을 잡아라
머투 '더벨' 아성에 경제지·조선일보 등 도전장
이대호 기자 dhlee@journalist.or.kr | 입력
2011.10.12 15: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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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IB뉴스 시장을 개척한 머니투데이 더벨 입구. 더벨은 “딜이 있는 곳에 벨을 울린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이대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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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더벨(thebell)이 IB(Investment Bank) 뉴스 시장을 개척해 안착하면서 최근 언론사들이 속속 자본시장뉴스를 다루는 전문팀을 편집국 내에 꾸리거나 별도 매체를 만드는 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기존 경제기사가 자본의 유통시장, 그 중에서도 주식시장을 주로 다룬다면 자본시장뉴스는 채권과 주식 발행시장이 취재 대상이다. 투자와 딜에 대한 전문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독자도 개인이 아니라 법인이 대부분이다. 기사는 회원에게만 제공되고 구독료도 높다.
이 분야의 절대강자인 더벨은 2007년 10월 머니투데이에서 독립해 설립됐다. 현재 기자 50명이 M&A팀, ECM팀, DCM팀, 벤처투자팀, 건설금융팀, AM팀, 금융팀, 산업팀, 글로벌마케팅팀 등에 배치돼 기사를 쓴다. 리그테이블(League Table, 자본시장 실적 순위)에도 공을 들여 시장에서 신뢰받고 있다.
기사와 정보는 더벨 홈페이지에서 회원들에게만 유료로 제공된다. 대기업 CFO와 자금팀, 증권사, 은행, 투자회사,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 기업금융과 투자정보를 다루는 500곳 이상에서 구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독료는 연간 800만원으로 이 분야에서 가장 비싸다. 회원제 폐쇄 사이트로 운영되기 때문에 광고수익은 거의 없고 구독료와 매달 실시하는 포럼 참가비, 관련 잡지 구독료로 수입을 올린다. 지난해 매출액은 70억원이었다.
경제지에서는 더벨에 이어 이데일리가 프리미엄 뉴스를 표방하며 20명 안팎의 조직을 꾸려 지난해 10월부터 마켓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켓인은 전용 단말기 ‘마켓포인트’를 통해 고객에게 기사와 정보를 제공한다. 채권 및 외환 시황 기사와 딜 관련 IB기사를 소화한다. 이용금액은 연간 600만원(월 50만원)이다.
매일경제는 지난 7월부터 증권부 재무팀에 IB뉴스 전담기자들을 두고 취재를 시작했다. 한국경제도 증권부 내에 9명의 기자로 IB팀을 꾸려 지난달 1일부터 가동하고 있다. 이 팀에는 기존 증권부 기자들과 더벨, 이데일리 출신 경력기자들이 배치됐다. 매경과 한경은 아직 전용매체 없이 뉴스 사이트에 기사를 무료로 서비스하며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종합지 중에서는 조선일보가 지난 6월 인베스트조선을 선보인 후 뉴스 사이트에 기사와 리그테이블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더벨에서 스카우트한 7명의 기자들이 주축이며 아직 유료서비스는 하지 않는다.
연합뉴스 자회사 연합인포맥스도 채권 및 외환 시황 기사를 강점으로 IB 전문매체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데일리 마켓인과 마찬가지로 단말기를 통해 기사와 정보를 제공하며 기본 이용료는 연 660만원(월 55만원)이다.
기존 언론사들이 IB뉴스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뉴스와 정보를 고가로 판매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더벨을 통해 확인했기 때문이다. 더벨 매출액은 2008년 29억원에서 2009년 43억원, 지난해 70억원으로 매년 50% 이상 급성장했다. 일반인들은 접근하기 힘든 전문정보를 유통시키고 이를 통해 본지의 영향력과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언론사에는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한 IB매체 관계자는 “조선이 인베스트조선을 설립해 뛰어든 것은 이 분야의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라며 “당장의 수익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한국의 블룸버그를 향한 경쟁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