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기협, 보도본부장 불신임 투표키로

4시간 마라톤 총회 끝 결정

SBS기자협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보도본부장 불신임 투표를 예정대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비대위는 24일 오후 9시부터 4시간 동안 총회를 열어 무기명 투표를 통해 애초 추진했던 이웅모 보도본부장에 대한 불신임투표를 진행할 것을 결정했다. 세칙과 일정은 이후에 논의하기로 했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노조 전임자 출신 모 기자의 연수 탈락에 대한 이 본부장의 해명이 미흡하다고 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서는 이 본부장이 21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해명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그는 이 게시물에서 “앞으로 보도본부 인사 운용에서 노조 활동으로 인한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며 “노사 합의에 따른 본부장 상향 평가가 내년 1월에 예정돼 있으니 여러분들의 뜻은 그때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회에서는 이번 불신임 투표 실시의 근본 취지는 단순한 연수자 탈락 항의가 아니라 보도본부 운영의 전반적 문제 개선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BS의 한 기자는 “일부 신중론도 있었으나 시청률 우선의 제작물을 강조하면서 언론의 본령인 의제설정 기능이 약화되는 등 이 본부장 취임 후 달라진 보도 방향에 대한 기자들의 불만이 많았다”며 “연수자 문제는 이런 문제의식을 폭발시킨 계기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컸다”고 말했다.

SBS의 보도본부장 불신임 투표는 노사 단체협약이나 사규에 규정된 바는 없으나 사상 처음 실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웅모 보도본부장은 노조 전임자 출신 기자의 연수자 탈락에 항의하던 SBS기자협회 간부에게 “노조 활동을 어떻게 했느냐가 중요하다. 오너십을 부정하면 안된다”고 말해 파문을 불렀으며, 이에 기자들은 본부장 불신임 투표로 대응하기로 한 바 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