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미디어 열풍·종편 출범 등 '뉴스 풍년'

기자협회보 선정 2011 언론계 10대 뉴스

기자협회보는 편집위원회 위원들과 편집국 취재기자 공동으로 후보를 선정, 투표를 거쳐 ‘2011 언론계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600만 명 청취자를 확보한 ‘나꼼수’ 등 대안미디어의 부상이 절대 다수의 선택을 받았다. 미디어렙, 인력 대이동 등 종편 출범으로 비롯된 뉴스가 많았던 점이 특징이다. 선정된 뉴스 외에도 ‘지상파·케이블 재송신 갈등’ ‘한국기자협회 첫 직선제 실시 및 사단법인화’ 등이 아쉽게 탈락했다. 뉴스는 무순으로 게재된다.


기성언론 ‘밥그릇’ 날아가는 소리
나꼼수, SNS 등 대안미디어 열풍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와 트위터로 대표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기성 언론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 한해였다. 특히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뉴미디어 매체들은 위력을 떨쳤다. 기성언론들이 권력 비판과 감시 기능에 소홀한 사이 이용자들에게 통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이 서비스들은 큰 대중적 지지를 얻었다. 한편 방송통신심의위는 SNS 규제에 나서겠다고 밝혀 우려를 샀다.


   
 
  ▲ 팟캐스트 방송‘나는 꼼수다’의 출연진. 왼쪽부터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 시사IN 주진우 기자, 김용민 시사평론가, 정봉주 전 민주당 국회의원. (시사IN 제공)  
 

미디어 쥬라기공원, 4대 공룡의 탄생
종합편성채널, 신규보도채널 우려 속 출범

채널A, JTBC, MBN, TV조선 등 종합편성채널 4개사와 연합뉴스 보도전문채널 뉴스Y가 12월1일 개국했다. 각종 특혜 논란과 여론 다양성과 미디어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우려 속에 베일을 벗은 신규 채널들은 낮은 시청률과 킬러 콘텐츠의 부재로 출발했다. 미디어시장의 지각변동과 대선·총선 등 정치적 변곡점이 자리잡을 새해 종편 발 후폭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 종합편성(종편) 채널 4개사가 일제히 첫 전파를 쏘아 올린 12월 1일 오후 서울 용산 아이파크백화점 가전매장에 고객들이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광고 시장 빅뱅, 백척간두의 중소언론
미디어렙 입법 논란

미디어 광고 시장의 일대격변을 부를 미디어렙 입법을 놓고 연내 처리를 합의한 여야가 줄다리기 중이다. 종편의 광고 직접 영업 반대를 내건 전국언론노조는 6월 총파업을 벌였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지역언론과 종교방송, 중소신문들의 반발이 거셌다. 특히 신문 광고비는 내년 2794억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SBS홀딩스도 독자 판매대행사인 ‘미디어크리에이트’를 설립하는 등 광고 시장은 ‘시계 제로’로 접어들고 있다.


   
 
  ▲ 11월14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앞에서 열린 ‘SBS홀딩스 미디어렙 설명회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살인의 추억? 도청의 추억!
KBS 민주당 비공개회의 도청 의혹

지난 6월 KBS 기자가 수신료 대책을 논의한 민주당 비공개회의를 도청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언론계를 경악케 했다. 경찰은 무혐의로 수사 종결했으나 의문은 말끔히 해소되지 못했다. 의혹을 최초 보도했던 동아일보의 한 기자는 칼럼에서 “도청해 만든 문건은 있는데 도청한 사람은 없는 사건”이라고 일갈했다. 특검 실시를 통한 진상규명 주장을 뒤로한 채 도청 의혹은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


   
 
  ▲ 미디어행동이 7월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앞에서 ‘KBS 도청 의혹 진상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1987년의 데자뷰, 시민에게 쫓겨나는 방송
방송 공정성 추락 논란

“방송 뉴스에 볼 것이 없다.” 권력 비판·검증 보도의 실종, 뉴스 연성화, 시청률 선정 경쟁 등으로 KBS, MBC 등 방송의 공정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 한해였다. KBS는 이승만 다큐, 백선엽 다큐 방송으로 친일 논란에 휩싸였다. 촛불 정국에서 시민들에게 환영받았던 MBC는 올해 한미FTA 반대 시위 현장에서 취재를 거부당했다. YTN도 중계차가 쫓겨나는 충격에 기자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 지난 11월 한미FTA 비준안 국회 처리 후 벌어진 반대 시위에서 한 시민이 물대포를 맞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언론자유가 끝내 이겼다
MBC PD수첩 대법원도 무죄

2008년을 휩쓴 촛불시위의 불씨가 된 MBC PD수첩 ‘광우병 편’이 대법원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지난 9월 정운천 전 농림부 장관이 조능희 PD 등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에서 원심대로 무죄 확정했다. 이로써 PD수첩은 3년4개월에 걸친 법정 싸움 끝에 정당성을 얻었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언론 자유를 폭넓게 인정한 판결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 MBC PD수첩 관계자들이 9월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PD수첩 광우병 보도 관련 최종선고를 받은 후 대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포토라인의 두 사람, 그들은 기자였다   
신재민 김두우, 기자 출신 공직자 연쇄 구속

정권 실세로 군림하던 기자 출신 공직자들이 연달아 구속돼 기자 사회를 부끄럽게 했다.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이국철 SLS그룹 회장에게,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후배 기자들의 물음에 “국민께 죄송하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네요”라는 말을 남기고 구치소로 향했다.


   
 
  ▲ 이국철 SLS그룹 회장에게 뇌물 등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이 결정된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11월28일 저녁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김 기자, 아직도 그 회사 다니나?
종편발 언론계 인력 이동 도미노

종편 4개사 출범으로 언론계 인력들의 대이동이 이뤄졌다. MBN, OBS, YTN, 지역민방 등 기존 방송사 인력들이 종편으로 1차 이동하면서 불을 당겼다. 공백이 생긴 방송사들도 새 얼굴 찾기에 나섰다. 일부 일간지 기자들과 종편사 모(母) 신문사 기자들도 종편 행 열차를 타 신문 기자에서 방송 기자로 변신했다. 종편으로 기자들이 옮겨간 중앙, 동아일보도 신문 인력을 충원했다. 이 같은 인력 이동은 1988년 언론자율화 조치 이후 보기 드문 광경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 종편 출범으로 언론계에 대규모 인력이동 바람이 불었다. 사진은 취재경쟁에 여념이 없는 기자들. (뉴시스)  
 

저널리즘도 핵은 이길 수 없다
일본 대지진 취재진 피폭 충격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대지진 현장에 들어갔던 KBS, MBC 취재진 중 30명이 염색체가 3개 넘게 이상 증상을 보여 ‘피폭’ 진단을 받아 충격을 안겼다. 이들은 변변한 재난 방지 장비나 안전 교육도 없이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재난 및 위험지역 취재가 늘어나는 추세에서 언론계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 지난 3월 후쿠시마 대지진 피해 상황을 보도한 KBS 특보. (뉴시스)  
 

누가 이 비를 멈춰 주려나   
멈추지 않는 언론인 해직, 해넘긴 복직

YTN과 MBC 8명의 언론인들의 복직이 해를 넘기게 됐다. 그것도 모자라 해직 언론인이 늘어났다.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위원장과 조상운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이 해고됐다. 각각 노조가 참여하는 사장추천제를 주장하고 사주의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다. 노종면, 우장균 등 YTN 해직기자 6명은 복직투쟁 5년째를 맞게 됐다. MBC 이근행 전 노조위원장, 정대균 기자의 복직도 요원하다. 제43대 기자협회는 내년 해직자 복직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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