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사진부 아웃소싱 '파장'
편집국 축소 계기될까 촉각…사진기협 "근로조건 위협받을 것"
이대호 기자 dhlee@journalist.or.kr | 입력
2012.03.28 15: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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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가 사진부를 없애고 사진취재를 아웃소싱 하면서 사진기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끝낸 이재오 의원을 둘러싸고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는 사진기자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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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최근 종합지 최초로 사진취재를 아웃소싱한 것이 알려진 가운데 사진부를 필두로 신문사 편집국 업무 아웃소싱의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29일 편집국 사진부 소속 사진기자 12명을 TV조선 자회사인 조선영상비전으로 보내고 편집국 사진부를 폐부했다.
조선영상비전은 TV조선에 영상콘텐츠를 제공하는 회사로 이번 아웃소싱으로 영상뿐만 아니라 이미지까지 담당하게 됐다. 조선일보의 사진부 아웃소싱은 지난해에도 추진됐으나 당시에는 사진기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번 조치는 사진기자 전원이 찬성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웃소싱으로 사진기자들의 소속은 바뀌었지만 조선일보와 조선영상비전의 계약에 따라 기존 사진취재와 업무협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사무실 공간도 조선일보 4층을 그대로 사용한다.
조선일보는 이번 조치로 편집국 조직 슬림화와 자회사로의 업무집중, 그리고 이를 통한 효율성 향상 및 비용절감 등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취재기자는 “어느 기업이든 비용절감과 효율성 향상을 위해 아웃소싱을 하지만 이것만 따지면 사진부뿐만 아니라 정치부 등 일부 부서만 빼고는 다 아웃소싱해도 괜찮다는 말이 된다”며 “정말 아웃소싱이 효과가 있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사내에서 논란이 될 기회도 없이 사진부 아웃소싱이 결정돼 아쉽다”며 “당장은 문제가 없겠지만 소속 회사가 달라졌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예전만큼 업무협조가 원활하겠느냐”고 우려했다.
사진기자들의 우려는 취재기자들보다 더 높다. 조선일보의 영향력은 크기 때문에 이번 사례를 계기로 사진취재 아웃소싱이 다른 신문사로 확산되지 않을까 불안해한다. 아웃소싱은 장기적으로 근로조건 하락과 고용불안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사진기자협회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조선일보 외에 사진취재 아웃소싱을 추진하는 곳은 아직은 없다.
김정근 한국사진기자협회장은 “아웃소싱으로 편집국에서 떨어져나가면 매년 계약을 갱신하고 회사 눈치를 봐야 해 근로조건이 위협받을 것”이라며 “조선일보의 이번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고 다른 신문사들이 따르지 않을까 기자들이 불안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