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아나운서 '블랙 시위'

"계약직 기자, 프리랜서 앵커 채용 철회"

MBC 기자와 아나운서들이 사측의 ‘계약직 기자’와 ‘프리랜서 앵커’ 채용에 항의하는 ‘블랙 시위’에 나섰다. MBC 기자회와 아나운서협회는 파업 64일째인 2일 상복을 의미하는 검정색 정장 차림으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김재철 사장이 MBC를 영혼 없는 뉴스 공장으로 추락시켰다”며 김재철 사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프리랜서 앵커 채용은 MBC 5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김재철 사장은 즉각 사퇴하고 프리랜서 앵커와 계약직 기자 채용과 같은 비정상적인 회사의 조치를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MBC 기자회와 아나운서협회가 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계약직 기자 및 프리랜서 앵커 채용 철회를 촉구했다. (사진=MBC노조 트위터)  
 
이들은 “뉴스 최종 전달자인 앵커의 생명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정성”이라며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프리랜서 앵커들이 이런 가치를 지켜갈 수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생각할 수 있겠는가”라고 성토했다.

또한 “이는 공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최종 전달자의 역할을 해온 MBC 앵커와 아나운서의 존재를 부정한 것이며 파업 기간에 대체 인력 채용, 더 나아가 계약직이라는 약점을 이용해 말 잘 듣는 인력들로 MBC를 장악하겠다는 속셈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BC는 지난 1월 말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즉각 채용 공고를 내어 4명의 계약직 기자를 선발했다. 최근에는 프리랜서 앵커 5명을 채용, 뉴스와 선거방송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MBC측은 2일 ‘특보’를 통해 “파업이 두 달 넘게 계속되면서 회사는 프로그램을 버리고 떠난 진행자들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게 되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프로그램 진행자들을 선발하게 된 것은 회사의 고육지책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3백 명이 넘는 지원자들 중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다섯 명의 전문 진행자들은 유능하고 프로 의식이 있는 진행자들”이라며 “새로 선발된 진행자들을 ‘단순한 기능인’으로 폄훼하고 또 이를 넘어서서 ‘외부인’으로 표현하는 것은 단순히 저항의 뜻을 넘어 인격적인 모욕 행위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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