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의혹' 낱낱이 밝혀져야

[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결국 올 것이 왔다. 정권임기 말이면 되풀이되는 초대형 게이트사건을 연상시킨다.

MB정권에서 언론과 통신 정책을 주도하며 ‘방통대군’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초대형 비리사건의 중심에 섰다. 급기야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을 2006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파이시티 측에서 인허가 청탁과 함께 10여 차례에 걸쳐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다.

이 때문에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권 말 초대형 게이트로 폭발력을 키워나갈 뇌관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는 형국이다.

최 전 위원장은 MB정권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MB의 멘토’라고 불릴 정도로 이명박 대통령 측근 중 최측근이기 때문이다. 정권창출 때 최고 의사결정기구이던 6인회 핵심멤버이자 현 정권의 ‘방송장악’ 논란에 핵심적인 인물이다. 여기에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는 같은 포항 출신에 서울대 57학번 동기다. 그만큼 MB정권의 최정점에 서 있는 인물이고, 그가 대형비리 사건에 연루됐음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정국을 충분히 흔들 만하다.

게다가 권력 실세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고 있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도 마찬가지다. 아직까진 본격적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진 않지만 이상득 의원의 연루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만만치 않다.

국민들은 여전히 검찰을 온전히 신뢰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그래봐야 또다시 면죄부 수사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냉소에 이유가 있다. 하지만 실망감은 곧바로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번질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방통위원장으로서 언론정책을 주도한 최 전 위원장을 둘러싼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는 2008년 8월 이른바 ‘KBS 대책회의’를 주도하는 등 권력기관을 총동원한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과 후임 사장 인선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기관의 수장인 그의 4년 재임기간 동안 수많은 방송사 낙하산 사장 논란과 해직 언론인 양산 등 유례없는 비극적인 역사가 씌어졌다. 미디어법 통과 등과 관련해 측근을 통해 문방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금품을 돌리고 EBS 이사 선임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의혹도 전해진 바 있다. 이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공영적 언론사들의 동시파업을 불러온 원죄라 할 수 있다.

또한 종합편성채널 등 신규 방송 사업자 허가 과정에서 많은 의구심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의 비등한 부정적 여론을 무릅쓰고 종편을 4개나 허용하고 각종 특혜를 제공해 미디어 시장에 혼란을 부른 것에도 석연찮은 배경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 청문회나 국정조사 등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새누리당도 주저하지 말고 이를 수용해야 한다. 끝내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집권할 경우 최 전 위원장을 모델 삼아 언론장악에 나서겠다는 고백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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