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이어 조선도 해킹 시도 흔적
중앙, 해킹 당일 수작업…조선도 수작업 매뉴얼 공개
이대호 기자 dhlee@journalist.or.kr | 입력
2012.06.20 15:03:46
중앙일보 신문제작 서버가 지난 9일 해킹을 당한 데 이어 조선일보 이메일 서버에서도 14일 해킹 시도 흔적이 발견되는 등 주요 언론사에 대한 해킹이 잇따르고 있다.
중앙일보 해킹 화면에 19일과 29일 다른 언론사를 추가로 해킹할 계획임을 암시하는 문구가 적혀 있어 언론사들이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중앙일보 해킹은 일반적인 디도스공격 방식이 아닌 서버 자체를 공격하는 크래킹 방식으로 치밀하게 이뤄져 신문 제작에 필요한 일부 서버까지 피해를 입었다. 중앙일보는 공격을 당한 후 복구를 서둘러 홈페이지를 통한 뉴스서비스는 차질 없이 제공했지만 이메일과 기사 입력기, 내부 포털 등은 복구가 지연돼 기자들이 업무에 어려움을 겪었다. 회계·인사 등 업무지원 시스템도 공격받아 일부 데이터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킹 당일인 토요일 제작하던 중앙SUNDAY는 일부 수작업으로 제작했고 다음날도 완전히 복구되지 않아 18일자 중앙일보도 개판을 1회만 겨우 했을 정도였다.
중앙일보 서버 공격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해킹 차원을 넘어선 강력하고 악의적인 수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독자정보를 담은 서버에는 손대지 않고 신문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정보를 담은 서버를 공격 대상으로 삼아 신문제작을 방해하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한 관계자는 “본지 제작이 없는 토요일이었기에 망정이지 평일 오후에 이런 공격을 당했다면 어땠을지 아찔하다”며 “이번 공격을 계기로 다른 언론사들도 방화벽과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에서도 14일 해킹 시도의 흔적이 발견됐다. 조선일보는 이날 “조선일보 이메일이 해킹을 당해 이메일 패스워드를 바꾸라”고 공지했다. 이 공지에 따라 직원들이 한꺼번에 메일 서버에 접속하는 바람에 한때 접속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14일자 사보 ‘언론사 해킹사건…강 건너 불구경할 때가 아니다’라는 기사를 통해 해킹 보안의식을 높일 것을 강조했다. 여기서 조선일보는 온라인 제작시스템이 멈추고 수작업으로 지면을 제작해야 하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매뉴얼을 공개하기도 했다. 특정 이메일과 USB를 이용해 기사를 옮기고 편집하고 조판하고 출력하고 인쇄하는 과정을 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