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출신 전진배치 '대격돌' 예고
여야 문방위원 확정…언론청문회·정수장학회 쟁점화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 | 입력
2012.07.11 15:17:09
|
 |
|
|
|
▲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에 당선된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뉴시스) |
|
|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선수’들을 배치시켜 여야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9일 발표된 새누리당 문방위원 명단에서는 기자 출신을 비롯해 언론계 출신 의원이 전진 배치된 것이 눈에 띈다.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은 서울신문 정치부장, 논설위원을 지낸 정치부 통 출신이다. 경남 진주갑에서 역시 기자 선배로 3선을 노리던 최구식 의원을 누르고 당선돼 화제를 뿌렸다.
박근혜 선대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상일 의원 역시 중앙일보 워싱턴특파원을 지내는 등 정치부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다. 홍지만 의원은 SBS 앵커 출신이다. 초선인 이들은 모두 친박 성향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경인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한 5선의 남경필 의원과 MBC, SBS 아나운서 출신인 한선교 의원, 드라마PD 출신 박창식 의원까지 합치면 언론인 출신이 6명에 이른다.
언론인 출신 외에도 중진급 의원들이 포진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요직을 맡았던 인물들도 문방위에 진출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친이계 핵심 조해진 의원이 간사를 맡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이상돈 중앙대 교수의 발언에 강력히 반발하는 등 여전한 ‘MB 사람’이다. 법조계 출신인 3선의 주호영 의원은 현 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내는 등 친이계 핵심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18대에서도 문방위를 경험했다. MB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희정 의원도 배치됐다.
쇄신파로 분류되는 3선의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남경필 의원과 짝을 이뤄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기도 했다. ‘낙하산 사장 방지법’을 발의하고 MBC 파업을 지지하는 등 언론계 현안에 새누리당 주류와 다른 입장을 보여온 남 의원과 어떤 조합이 될지 관심거리다.
초선인 김장실 의원은 문화체육부 1차관, 예술의 전당 사장을 거친 문화계 통이며 강원도 평창이 지역구인 염동열 의원은 정몽준 계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문방위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통합당은 변호사 출신인 재선의 최재천 의원을 간사로 내세웠다. 최 의원은 17대 국회 당시 ‘청문회·국정감사 전문 저격수’로 불릴 만큼 공격적인 의정활동으로 유명하다. ‘판’에 대한 감각과 협상력이 높이 평가됐으며 본인도 간사직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언론인 출신인 노웅래(MBC), 배재정(부산일보), 신경민(MBC) 의원을 배치해 언론 청문회 및 부산일보와 관련된 정수장학회 문제에 ‘진검승부’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노웅래 의원은 MBC노조위원장과 전국언론노조 부위원장을 지냈던 이력대로 MBC 파업 문제에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외통위 등도 거론됐던 신경민 의원은 결국 문방위에 승선해 김재철 사장과 국회에서 조우할 가능성도 생겼다. 부산일보 노조의 추천으로 비례대표에 오른 배재정 의원은 정수장학회 문제에서 두각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총장을 지낸 언론시민운동가 출신인 최민희 의원도 공격수로 나설 태세다. 17대, 18대 2대에 걸쳐 문방위 간사를 지낸 미디어정책통 전병헌 의원도 가세했다. 이 뒤를 김한길 최고위원, 정세균 상임고문이 중량감으로 받치고 있다.
통합진보당에서는 강동원 의원과 이석기 의원이 문방위에 배정됐다. 국민참여당 출신인 강 의원은 문화유산이 많은 전북 남원이 지역구다. 부정 선거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 의원은 민중의소리 대표를 지내는 등 언론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19대 국회 최대 격전지로 평가되는 문방위는 초기부터 적잖은 갈등을 빚을 전망이다. 8월 KBS 이사회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교체를 앞둔 데다가 ‘언론청문회’의 실현 여부도 걸려 있다. 특히 MBC 김재철 사장의 거취 문제 및 MBC 사태 해결을 놓고 격론이 예상된다.
개원 합의의 “MBC의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사 양측 요구를 합리적 경영판단 및 법상식과 순리에 따라 조정·처리하도록 협조한다”라는 조항은 여야 해석에 온도차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아킬레스건인 정수장학회 문제도 대선을 앞두고 다뤄야 할 뜨거운 감자다.
한편 야당과 언론단체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던 한선교 의원은 9일 국회 본회의 상임위·특별위원장 선거에서 총 투표수 288표 중 181표 찬성으로 문방위원장에 당선됐다. 한 의원은 이날 선출된 위원장 중 최저 득표를 기록했다. 민주통합당은 당론으로 한 위원장에 대한 반대 투표를 조직하지는 않았으나 문방위가 열리면 KBS 도청 의혹 전력을 문제삼아 해명과 사과를 요구할 태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