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정의사회 구현'

제261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방송 / KBS 홍사훈 기자


   
 
  ▲ KBS 홍사훈 기자  
 
처음 시작은 전두환이 아니라 노태우였습니다.(이 사람들에게 전직 대통령이란 호칭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 생략하겠습니다.)

지난 2월 노태우씨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사망이 임박했으니 특집 프로그램을 하나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노태우 사망이야 단신 한줄짜리지 어떻게 한 시간을 이어갈 수 있겠느냐, 차라리 전두환으로 가자고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뭘로 갈 것이냐, 이들의 재산 문제로 가자, 그럼 일단 등기부터 떼보자. 제일 먼저 전씨가 살고 있는 연희동 집 등기부 등본을 확인해 봤습니다. 재수가 정말 좋았습니다. 등기부 등본에 연희동 별채가 압류된 것으로 나와 있는 겁니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압류된 이유가 하나하나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전두환의 차남 전재용과 처남 이창석씨와의 오산 땅 부당거래가 원인이었다는 사실, 체납 세금이 80억원대에 달한다는 등 구체적인 팩트들이 순조롭게(?) 확인됐습니다.

몇날 며칠을 기다려 만난 전재용씨의 자백이 모든 퍼즐을 완성하는 가장 결정적인 한방이 됐습니다. 장남 전재국씨는 워낙 성공한 출판 사업가라 돈이 많은 것이 당연한 듯 보였습니다. 부인과 자녀를 뒤졌습니다. 역시 재수가 좋았습니다. 13평짜리 전세집에서 어렵게 살던 외증조 할아버지가 막대한 부동산들을 전재국씨 아들, 딸에게 유산으로 물려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취재 내내 정말 궁금했습니다. 수사권도 없는 일개 기자인 내가 확인하면서 좋아라 했던 이런 사실들을 검찰에서는 정말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왜 국세청에서는 전재용, 이창석의 명백한 조세포탈 범죄 행위를 고발하지 않고 세금만 부과한 것일까?

벽에 부딪힐 때마다 도움을 준 같은 부서 이주형 기자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무엇보다 4·11 총선 투표장에서 생각지도 못한 완벽한 프롤로그를 만들어 주신 이순자 여사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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