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언론인 출간 '붐'
정치 서적 봇물…안철수 후보 관련 가장 많아
양성희 기자 yang@journalist.or.kr | 입력
2012.10.24 14: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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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문고 광화문지점 ‘정치’ 코너에 별도로 마련된 대선 서적 진열대. 놓여 있는 21권의 책 중 10권이 전·현직 언론인이 집필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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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일 남은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언론인들의 정치서적 출간 붐이 일고 있다.
투표함을 여는 순간까지 당선자를 예측하기 어려워 유권자들을 들썩이게 하는 이번 대선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전 대선보다 언론인의 책 출간도 활발해졌다. 전직, 현직을 막론하고 따로, 혹은 공저자로 책을 내고 있다. 교보문고 광화문지점 ‘2012 대선! 여러분의 선택은?’ 코너에 놓인 책 절반의 집필자가 언론인이다.
책은 크게 후보를 다룬 것,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을 짚거나 대통령의 자질을 논한 것, 정치전반을 다룬 것으로 분류된다.
후보를 다룬 책이 두드러지는 것엔 ‘안철수 현상’이 한몫했다. 나오자마자 1분에 27권씩 팔리며 역대 최단시간 최고판매량 기록을 세운 ‘안철수의 생각’ 출간 이후엔 안 후보에 대한 책이 봇물을 이뤄 출판업계에서도 안철수 현상을 증명했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나는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선언하며 ‘안철수의 힘’을 펴냈다.
김보협, 김외현, 성한용 기자 등 한겨레 정치부 기자들은 ‘안철수를 읽는다’를 출간했다. 5명의 기자들은 그간의 취재결과를 바탕으로 라운드 토크 방식을 이용해 내용을 풀어냈다. 강양구 프레시안 기자는 공저로 참여해 ‘안철수를 생각한다’를 펴내고 안철수 현상의 본질을 탐색하는 동시에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윤범기 MBN 기자 등은 ‘안철수의 생각을 생각한다’란 제목의 책에서 ‘안철수의 생각’에 제시된 정책방향을 분석, 안 후보의 강점과 약점을 평가했다.
안철수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담은 책들도 나왔다. 조갑제닷컴 편집실에서 지은 ‘안철수 검증 보고서’와 팟캐스트 정규재TV에서 안 후보를 향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던 정규재 한국경제 논설실장의 책 ‘착한, 너무 착한 안철수’ 등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다룬 책도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종철 전 한겨레 논설위원이 쓴 ‘박근혜 바로보기’, 김구철 TV조선 선거방송기획단장 등이 쓴 ‘여풍당당 박근혜’, 백무현 전 서울신문 화백의 ‘만화 문재인’ 등이 그것이다.
이번 대선 시대정신과 관련해 시사저널 편집부는 일찍이 책을 냈다. ‘2012 대선 누가 한국을 이끌 것인가’는 시사저널에서 했던 주요 대선 주자들의 검증 시리즈를 모아 엮어낸 것이다.
배한진 전 조선일보 기자는 선거를 드라마로 해석하고 18대 대선을 전망한 ‘누가 다음 대통령인가’를, 이석우 전 평화방송 보도국장은 이상돈 중앙대 교수와 대담집 ‘대통령 선택의 조건’을 출간했다.
정치전반을 다룬 책들도 ‘정치의 해’를 맞아 독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30대 정치학’에서 30대가 한국 정치의 지형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분석하고 앞으로 한국 정치가 나아갈 방향을 조망했다. 윤창중 전 문화일보 논설실장은 칼럼을 모아 ‘국민이 정치를 망친다’란 제목의 책에 정치인들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담았다. 프로그램과 동일한 명칭으로 발간된 ‘박종진의 쾌도난마’에서 박종진 채널A 경제부장은 정치인들과의 대담을 통해 한국정치의 문제점을 짚었다.
역대 대통령들을 분석한 책도 속속 출간됐다. 한윤형 미디어스 기자가 공저에 나선 ‘당신들의 대통령’은 대통령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을 내렸다. 역대 대통령은 통찰의 대상이 됐다. 이장규 전 중앙일보 기자는 ‘대통령의 경제학’에서 역대 대통령들의 경제정책과 그 결과를 기술했다.
선후배 기자들과 함께 ‘안철수를 읽는다’를 펴낸 김보협 한겨레 기자는 이 같은 언론인 출판 붐 현상에 대해 “기사는 정제된 정보를 제한적으로 전할 수밖에 없는데 기사 이면의 흐름,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을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선에서 알리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