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기자들, '서른, 정치를 공부할 시간' 펴내

조선·중앙·동아·한겨레·경향 기자 공동집필


   
 
 
 
보수·진보 신문사의 기자들이 뜻을 모아 새로운 유형의 ‘정치학 개론’을 펴냈다. ‘정치의 해’를 맞아 정치부 정당팀 기자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현장 이야기와 이론을 버무려 공동 집필에 나선 것이다.

조선일보 박국희, 중앙일보 김경진, 동아일보 윤완준, 한겨레신문 김외현, 경향신문 임지선 기자. 이들은 모두 30대다. 그래서 책 이름은 ‘서른, 정치를 공부할 시간’으로 정했다. 이 작업을 처음으로 제안한 건 연차로 가장 막내인 조선 박국희 기자다. 같이 야당을 출입하며 만난 아내, YTN 신윤정 기자가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우여곡절 끝에 야권을 출입하는 조선·중앙·동아일보 기자와 새누리당을 출입하는 한겨레·경향신문 기자가 함께 정치적 감성을 나누는 것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책이 나오자 주변 반응의 8할은 이랬다. “언제 이런 걸 다 했대?” 박국희 기자와 경향 임지선 기자는 결혼준비까지 병행했다. 이들은 지역을 순회하던 민주당 경선기간에 모텔 방에서 자는 시간을 쪼개며,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여름휴가 기간에 원고를 썼다.

책 출간을 코앞에 두고 서대문의 한 레지던스에 모인 기자들은 밤새 토론을 멈추지 않았다. 박국희 기자는 “정치에 이제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독자들을 도우려 책을 냈지만 우리끼리도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책의 각 장은 독자에게 ‘프러포즈’를 건네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각 장은 누가 썼는지 밝히지 않았다. ‘바이라인’을 달지 않은 것이다. 한겨레 김외현 기자는 “각 신문사 성향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독자들이 흔히 가질 법한 “조선·중앙·동아와 한겨레·경향 기자들은 같이 밥도 안 먹을 것”이란 선입견도 동시에 깼다. 사실 이들 사이에 회사 성향은 벽이 되지 못한다. 수습 때부터 택시비를 보전해주는 회사의 기자가 그렇지 않은 쪽의 기자들과 택시를 나눠 타기도 하며 정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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