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마지막 여론조사도 못믿는다

유례없는 초박빙…출구조사 2% 이상 차이 나야 '안심'

대선 출구조사는 총선에 비해 정확도가 높은 편이다. 대선 여론조사 공표 금지를 앞둔 마지막 여론조사의 1,2위는 바뀌지 않는다는 공식이 있다. 그러나 초박빙 구도로 벌어지고 있는 18대 대선의 경우 출구조사와 마지막 여론조사가 정확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6대, 17대 대선은 출구조사가 모두 적중했다. 251개의 지역구를 모두 조사해야 하는 총선과 달리 대선은 전국 단위로 치러지는 단일 선거라 정확도를 더 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02년 16대 대선의 경우 지상파 3사가 각각 독자적으로 출구조사를 실시했다.
KBS-미디어리서치는 노무현 민주당 후보 49.1% 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46.8%, MBC-코리아리서치는 노무현 후보 48.4% 대 이회창 후보 46.9%, SBS-TN소프레스는 노무현 후보 48.2% 대 이회창 후보 46.7%로 판세를 예측했다.

실제 최종 득표 결과는 노 후보 48.9% 대 이 후보 46.6%로 나왔다. 3사 모두 근사치를 제시한 셈이 됐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등이 겨룬 2007년에는 KBS와 MBC가 공동 출구조사를 실시했다. SBS는 독자 출구조사를, YTN은 당일 여론조사를 통한 예측조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KBS-MBC가 이명박 후보 50.3% 대 정동영 후보 26.0%, SBS가 이명박 후보 51.3% 대 정동영 후보 25.0%로 나왔다. YTN은 49.0% 대 25.3%의 결과를 냈다.

실제 득표율은 이명박, 정동영 후보가 각각 48.7% 대 26.1%를 기록했다. 4사 모두 근사치를 기록했으나 결과적으로 당선자 득표율은 예측조사를 한 YTN이 가장 근사치였다.

과연 이번 대선도 출구조사가 ‘족집게’가 될지는 미지수다.
17대 대선 출구조사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는 이명박 후보의 독주 체제여서 1위 후보를 맞히는 게 별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이 후보의 최종 득표율이 출구조사보다 1.6~2.6% 적게 나왔다는 점이 포인트다. 이에 따라 대다수 전문가들은 출구조사 결과 양 후보 격차가 2%는 넘어야 최종 결과에서 뒤집힐 염려가 없다고 본다.

위태롭기는 ‘마지막 여론조사’도 마찬가지다. 여론조사계에서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 조사 결과 1,2위가 최종 승부까지 유지된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이 공식이 18대 대선에서 처음 시험대에 오르게 된 상황이다.

2007년 마지막 공표 여론조사 결과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섰다.
이명박 후보는 43.1~46.1%, 정동영 후보는 13.4~17.8%, 이회창 후보는 12.9~16.1% 수준을 보였다. 1,2위 격차는 31.9~39.9%까지 벌어졌다.

실제 최종 득표 결과는 양 후보 격차가 다소 줄어 26.6%를 기록했으나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대선과 비슷하게 양강 구도로 치러진 2002년 대선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모두 앞섰다. 노 후보는 39.9~45.7%, 이 후보는 36.6~38.8% 수준을 보였다. 양 후보 격차는 3.3~7.1%였다. 최종 결과는 노무현 후보가 2.3% 차이로 당선됐다.

중요한 것은 공표 금지기간 동안의 여론조사 추이다. 2002년과 2007년 대선의 경우 공표 금지기간 동안에도 격차의 변동은 있었지만 1,2위가 한번도 바뀐 적이 없었다. 이 때문에 ‘마지막 여론조사 필승’ 공식이 성립된 것이다.

이번 대선의 경우 공표 금지 기간 동안 여론조사 추이가 매우 ‘다이내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조사에서는 마지막 공표 여론조사 추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격차가 줄거나 역전된 조사 결과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창운 중앙일보 여론조사 전문기자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동안 조사결과를 보면 예전 격차를 유지하는 추세가 있고 격차가 점차 좁혀드는 추세도 있다”며 “어느 쪽 흐름이 맞느냐에 따라 마지막 여론조사의 1,2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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