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

[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강지웅 권석재 노종면 박성제 박성호 우장균 이근행 이용마 이정호 조상운 조승호 정대균 정영하 정유신 최승호 황일송 현덕수….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언론을 지켜내고 불의에 침묵하지 않으면서 진실을 말하다 부당하게 해고된 우리의 동료 언론인들이다.

이들은 정치와 자본권력을 견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한국사회의 낮고 고통스러운 신음소리에 귀 기울였으며, 공정보도를 위한 취재환경의 개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권력은 펜과 마이크를 빼앗고 급여를 차압했으며, 민·형사상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생활인의 삶에까지 차가운 족쇄를 채웠다.

이명박 정부 5년동안 한국의 언론자유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 현재 해고자 17명을 포함해 정직, 감봉, 대기발령 등 모두 450명의 언론인이 징계를 받았다. 언론자유의 시계를 1980년대 군사정권시절로 되돌려버린 형국이 아닐 수 없다.

이명박 정부에게 언론은 정권유지를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검찰·국세청 등 국가권력기관을 총동원해 공영방송 사장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친정부 인사들을 채워 넣었다. 낙하산 사장들은 국가권력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이에 저항하는 기자와 PD들을 가차 없이 쫓아냈다.

미국의 보수적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지난해 발표한 언론자유도 순위에서 한국은 전체 169개국 중 70위를 차지했다. 중남미 자메이카, 아프리카 가나보다 뒤떨어진 순위다. 세계 10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에 부끄러운 수치다.

올 한 해 사회적 이슈가 됐던 KBS·MBC·YTN·연합뉴스·국민일보의 연대파업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 탄압이 극에 달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사상 유례 없는 장기파업은 그동안 권력과 자본 앞에 고개를 숙였던 과거에 대한 반성이자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겠다는 실천의 다짐이었다.

하지만 권력은 낙하산 사장들과 짬짜미해 진실을 말한 언론인들에게 징계의 칼날을 휘둘렀다. 계약직 및 시용기자를 채용해 땜질뉴스를 양산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기자와 PD를 천직으로 여겨온 언론인들은 파업 기간 떡 배달과 편의점 아르바이트, 대리운전 등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해야만 했다.

이명박 정부 5년은 언론의 암흑기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그러니 현 정권은 지금이라도 결자해지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일신의 안일을 위해 권력과 결탁한 언론사 경영진 또한 염치를 알아야 한다. 당장 해직 언론인들을 동료들의 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언론이 본연의 역할을 못하면 민주주의 존립 기반이 위태롭게 된다. 해직 등 중징계를 당한 450명의 언론인들은 본분에 충실했다는 이유로 천형의 길을 가고 있다. 특히 YTN 기자 6명은 해직을 당한 지 무려 4년2개월째에 이르렀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해직 언론인들의 당당하고 떳떳함이 있었기에 우리는 엄혹한 시절을 견뎌냈으며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시간은 진실의 편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국민의 손으로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언론은 국민과 대통령 사이의 소통 채널이다.
소통과 화합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신임 대통령의 소명은 해직 언론인의 즉각 복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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