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재심에서 가중처벌하는 MBC

'김재철 비판' 기자 정직 7개월로 늘려

MBC 사내 게시판에 김재철 사장 체제에 대한 비판 글을 올려 지난달 ‘사내 질서 문란 행위’를 이유로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아 재심을 청구한 이용주 기자가 도합 정직 7개월과 교육 2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MBC는 11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다음날인 12일 이 기자에게 통보했다. 노조를 비롯한 MBC 구성원들은 재심에서 이 기자의 징계 수위가 낮춰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징계가 추가됐다. 회사가 재심에서 인사평가를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일부 임원들이 강경한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자는 인사평가에서 ‘조직발전 저해 인력’으로 분류되는 R등급을 세 차례 받았다. MBC는 지난해 노조 파업이 끝난 이후 파업 참가자 전원에게 R등급을 부여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회사가 문제 삼은 사내 게시판 글은 이 기자가 미래전략실로 발령을 받은 뒤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는 것이 MBC 미래를 위한 최고의 전략’이라고 밝힌 것이다. 

MBC 노조(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반발하고 있다. 박재훈 노조 홍보국장은 “애초부터 사내 업무게시판에 의견 표명한 것 자체가 인사위에 회부될만한 일이냐는 의문이 있었는데 현업에서 9개월이나 더 떨어져있으라는 것은 너무 가혹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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