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 '프레시안' 신선한 모험
전직 언론인 주축, 24일 창간 앞둬
김상철 기자 | 입력
2001.09.08 11:31:11
인터넷의 일반적인 강점으로 인식되고 있는 속보성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거기다 유료화를 택했다. 경기가 좋은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벤처 언론’이 뜰 채비를 하고 있다.
오는 24일 창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새 인터넷신문 프레시안(www.pressian.com)이 그것이다. 창간 주축은 전직 언론인들. 이근성 대표는 기자협회 회장을 역임했던 중앙일보 부국장 출신이며 박인규 편집국장 겸 세계·미디어담당 에디터는 경향신문 미디어팀장을 역임했다. 박태견 경제담당 에디터, 김상도 사회·문화담당 에디터는 각각 문화일보, 중앙일보 출신이다. 여기에 시사평론가 정관용씨가 정치담당 에디터로 합류했으며 5명 안팎의 경력기자들을 추가로 충원할 계획이다.
프레시안이 승부를 거는 바는 심층과 집중. 속보성과 심층성을 선택해야 한다면 후자를 우선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인규 국장은 이같은 문제의식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냉전이 종식되고 IMF를 거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변화를 언론은 제대로 추적하고 조명하고 있는가.”
기존 언론이 알고는 있으나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는 문제를 채워보겠다는 것. 구체적인 방법은 각계 전문가, 활동가들과의 연계다. 사실, 주장, 소문을 가려내고 전체 맥락 속에서 특정사안을 파악, 이를 독자들에게 쉽게 전달하는 저널리스트의 능력과 전문가들의 식견을 함께 소화해보겠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어떻게 이를 구현할 것인가.
각계 전문가에게 글을 맡기든, 에디터들이 전문가 판단을 참고해 기사를 쓰든, 실질적인 ‘융합’은 지금도 모색 중이다. 이를 위해 이미 각계 전문가 5명을 편집위원으로 위촉,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머릿기사, 1단 기사, 해설박스 등 신문 지면을 보는 듯한 화면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내용의 차별성과 함께 종이신문의 친숙함을 살려 가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면별로 클릭하면 화면을 ‘넘겨보는’ 효과가 있다. 메뉴는 세계,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미디어, 기획, 칼럼 등의 ‘섹션’이 있고 섹션의 주요기사를 뽑은 ‘오늘’로 구성된다. 여기에 김지하 회고록, 신영복 교수의 고전 강독 등의 서비스도 준비됐다. 구독료는 월 3000원~1만원 정도로 검토 중이다. 박 국장은 “학자, 관료, 기업가 등 오피니언층을 주 타겟으로 삼고 있으며 무엇보다 기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매체를 만들것”이라고 말했다.
한차례 ‘벤처 바람’이 휩쓸고 간 이후, ‘새 언론’에 대한 진짜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