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기협, 보도국장 신임투표 결의…"불공정 보도 불만 폭발"
30일 TV조선 인용보도로 누적된 불만 터져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 입력
2013.10.09 13: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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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KBS ‘뉴스9’의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아들 관련 TV조선 인용 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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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노조 “파업 불사”…1노조, 공방위 소집 요구
국장 “사규 위반에 강력 대처” 맞대응 태세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과 관련한 TV조선 인용 보도에서 촉발된 KBS 보도국 내 갈등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KBS 기자협회가 보도국장 신임 투표를 결의한데 대해 해당 국장이 “사규에 따라 엄정 처리하겠다”며 맞서는 가운데,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보도국장 사퇴를 요구하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각오여서 이번 사태가 길환영 사장 체제 전반에 대한 심판 여론으로 확산될 지 주목된다.
발단은 지난달 30일 KBS 9시 뉴스였다. KBS는 이날 TV조선이 단독으로 보도한 채동욱 전 총장 혼외아들 의혹과 관련한 ‘전직 가정부의 폭로’를 톱뉴스로 두 꼭지 인용 보도하는 등 총 4개의 리포트를 배치했다. ‘한 꼭지로 채 전 총장의 반론과 함께 다루자’는 법조 취재기자들의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은채 보도는 강행됐다.
이에 KBS기자협회는 지난 2일 기자총회를 열어 이번 보도와 관련한 책임을 묻기 위해 김시곤 보도국장에 대한 신임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신임 투표 실시에 관한 찬반 투표는 85.1%의 압도적인 찬성률(찬성 143, 반대 25)로 가결됐다. 비단 이번 사태뿐 아니라 그간의 불공정·편향 보도에 대해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기자협회의 신임 투표 결의에 김시곤 보도국장은 강력 맞대응을 예고했다. 김 국장은 지난 4일 사내게시판인 코비스에 글을 올려 “사규 어디에도 평기자들이 보도국장을 평가하거나 불신임할 수 있다는 조항은 없다”며 “임의단체인 기자협회가 어떠한 근거도 없이 보도국장을 평가함으로써 조직의 근간을 흔든다면 사규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어 기자들을 향해 “물먹었으면 부끄러워하고 상사에게 미안해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또 “종편보도라고 해도 뉴스가치가 있고 시청자가 원하는 정보라고 판단되면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종편보도를 받았다고 문제 삼는 것은 진보매체의 보도는 받아도 되지만 보수우파 매체의 보도는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전형적인 정치적 프레임이 작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KBS 전국기자협회가 반박 성명을 올리자 김 국장은 다시 답변 글을 통해 “뉴스타파는 되고 TV조선은 안 된다는 식의 기자협회의 정치적 편향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만큼 보도국장 직선제를 해서는 안 되는 이유도 명확히 밝혀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KBS 새노조는 김시곤 국장 사퇴를 요구하는 동시에 일련의 사태를 보도국장 개인의 책임으로만 볼 수 없다며 길환영 사장 체제 전반에 대한 심판을 모색하고 있다. 새노조는 10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강도 높은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새노조는 앞서 7일 성명을 내고 “권력에 의해 장악된 것도 모자라 조선일보의 이중대를 자처하는 KBS를 바로 세워 국민들의 품으로 되돌려놓겠다”며 “총파업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노조는 보도국장 해임과 함께 △‘TV조선 베끼기’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 △KBS 뉴스에 대한 시청자, 언론학자, 사내 구성원 등 세 집단 동시 여론조사 실시 △주요 국장 임명동의제 등 KBS의 정치적 독립과 제작 자율성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KBS 교섭대표 노조인 KBS노동조합(1노조)도 보도국장 해임을 주장하며 긴급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사측에 요구했다. 공방위는 당초 8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KBS가 9일 오전까지 태풍 ‘다나스’ 관련 뉴스특보 체제에 돌입함에 따라 다음 주 초로 연기됐다. 공방위 결과에 따라 기자협회의 보도국장 신임 투표 일정과 방법 등도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