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시대, '인포그래픽'이 핵심이다

데이터저널리즘 기반 인포그래픽 붐



   
 
  ▲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언론사들의 인포그래픽 대응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우리나라 경찰 인력 증원’ 필요성을 다룬 인포그래픽. (인포그래픽웍스 제공)  
 
유료화 추세 비즈니스모델로도 각광
“데이터·그래픽 융합 인력 육성해야”


“빅데이터를 이미지로 바꾸는 데이터 시각화가 바로 인포그래픽이다.”
최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사용이 보편화됨에 따라 빅데이터를 가공해 독자들에게 한눈에 볼 수 있게 전달하는 ‘인포그래픽’이 각광받고 있다. 기존의 데이터로 단순한 표를 만드는 데서 벗어나 스토리를 중심으로 그림, 도형, 도표, 숫자 등으로 새롭게 가공해 독자들에게 빅데이터로써의 정보가치를 높이고 있다.

‘읽는 기사에서 보는 기사’로 뉴스 소비 패턴이 옮겨가고 있는 것이 온라인 저널리즘의 세계적 추세다. 텍스트·동영상·그래픽이 결합된 뉴욕타임스의 ‘스노우 폴’ 기사가 퓰리처상을 수상할 정도로 저널리즘의 형태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언론사에서도 데이터저널리즘에 기반한 인포그래픽 붐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인터랙티브, 조선닷컴 인포그래픽스, 전자신문 비주얼 IT 인포그래픽스 등이 수년째 운영되고 있고, 최근에는 대기업과 정부부처도 잇따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KBS, SBS 등에서도 탐사보도팀 강화를 위해 데이터전문가를 뽑았고, 헤럴드경제에서는 데이터연구소를 설립하고 경제 빅데이터로 분석해 기사를 내놓기 시작했다.

인포그래픽은 언론사들에게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기도 한다. 기존 신문사들이 지면에 기반한 광고를 얻는 데서 벗어나 좋은 인포그래픽에 스폰서를 붙여 광고로 활용하는 방안도 나올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이수동 한국인포그래픽협회 회장(브이랩 인포그래픽 연구소장)은 “최근에는 SNS 상에서 좋은 인포그래픽은 빠른 속도로 넓게 확산된다”며 “내년부터는 좋은 인포그래픽 옆에 스폰서 마크를 두는 식의 광고 모델이 구체화 될 것”이라며 언론사의 장기적 투자를 강조했다.

지역신문들도 움직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과 결합해 지역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인포그래픽을 만들어 이를 지자체나 학교에 제공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지역의 한 일간지는 지역디자인 업체와 접촉하며 NIE 등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기존 신문사들의 인포그래픽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한 편이다. 취재부서에서 데이터와 일러스트 계획안을 넘긴 뒤 이를 시각화하는 지원부서 정도로 인식해 고충이 크다는 게 기자들의 전언이다. 종합일간지 노조 한 관계자는 “경영진이 의지를 갖고 그래픽에 투자해야하는데 신규채용은커녕 계약직을 뽑아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종합일간지 한 그래픽 기자 역시 “발제를 해서 긴 기간을 두고 제작을 하더라도 막상 나갈 때는 스트레이트에 치여서 제작을 해놓고 나갈 시점을 잡지 못해 한참 뒤에 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전문인력도 부족하다. 최근 신문 인포그래픽에서도 파이 그래프와 도넛 그래프를 바꿔 쓰거나 기사 내용과 맞지 않은 그래픽도 더러 발견되는 등 인포그래픽을 해석하고 다루는 데 초보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수동 인포그래픽협회장은 “인포그래픽은 ‘글로벌 랭귀지’이기 때문에 한국의 콘텐츠 수준이 드러나게 된다”며 “온라인유료화에 가장 기본적인 인포그래픽 콘텐츠에 진지한 고민을 할 시기가 왔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정부 3.0’ 기본추진 계획에 따라 공공 데이터가 대폭 개방되면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포그래픽 활용도는 점차 커질 계획이다. 이 때문에 데이터 저널리즘을 기반으로 한 인포그래픽을 위해 언론사의 투자·지원 확대와 지속적인 정보공개 청구, 데이터 전문가 육성, 온·오프라인 융합조직 운영 등이 필수조건으로 손꼽히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내년 새로운 직군 유형 가운데 하나로 인포그래픽 기획자와 디자이너를 등록할 만큼 기획과 디자인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혜진 ‘뉴스타파’ 데이터저널리즘연구소장(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은 “인포그래픽을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는 기획단계에서 같이 고민하고 저널리즘의 시각이 녹아져 나와야 한다”며 “데이터와 그래픽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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