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수습기자 공채, 여전히 '남성 시대'

11개 언론사 총 81명 채용…방송사 경력 선호 현상도


   
 
  ▲ 2014 이데일리 수습기자 채용 시험에 응시한 지원자들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강의실에서 필기시험을 치르고 있다.(사진=이데일리)  
 
2013년이 저물며 올 한해 수습 공채도 마무리되고 있다. 현재 공채를 진행하고 있는 곳은 SBS, 국민일보, 이데일리, 아시아경제 등이다. 본보가 지난 한해 공채를 진행한 언론사 중 11개사(경향·동아·매일경제·서울경제·서울·세계·조선·중앙·한겨레·한국경제·MBC)를 조사한 결과, 언론사들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인원을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신문사는 평균 5~10명 내외의 신입을 뽑았고, 지상파 방송사는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조선과 매경(편집포함)은 12명, 서경은 10명으로 상대적으로 많은 수를 선발했고, 세계가 8명, 중앙과 동아가 7명, 경향과 한경이 6명, 한겨레와 서울이 5명, MBC가 3명이었다. 과거 일부 신문사들은 경영상의 문제로 한때 신입 공채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지난 2010년 이후에는 대부분 꾸준히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11개 언론사에서 채용된 인원은 총 81명이다. 그중 올해 남성 합격자는 50명인 61.7%다. 여성 기자 지망생들이 늘어나고, 여기자 비율도 늘어나고 있다지만 아직 남성 지원자들이 대체로 더 높은 비율이다. 수습기자 중 여성이 더 많은 곳은 서울신문 5명 중 4명, 중앙일보 7명 중 4명, 한겨레 5명 중 3명이다. 세계는 각 4명으로 동률이다. 종합일간지 한 기자는 “여 지원자들의 실력이 월등해 한쪽으로 치우쳐도 회사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성 지원자를 더 선호하는 풍토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경향은 6명 중 5명, 동아는 7명 중 5명, 매경과 서경은 취재직 10명 중 7명이 남자다. 경제지 한 기자는 “언론사들이 대체적으로 여성 채용 비율을 줄이고 있다”며 “2000년대 초중반 이후 여성 입사자 비율이 늘어났는데 당시 채용된 이들이 이제 출산과 육아휴직을 급격히 사용하면서 자리를 비우고 있다. 이 때문에 수습에 남자를 더 뽑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수습기자들의 출신학교는 서울 몇몇 대학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10개 언론사 올해 75명(한경 제외) 수습기자 중 고려대가 20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배출했다. 연세대가 13명, 서울대가 10명으로 뒤를 이었다. 한양대 8명, 성균관대 5명, 한국외대와 경희대 3명, 동국대와 서강대 2명 순이었다. 그밖에 이화여대, 중앙대, 광운대, 상명대, 숙명여대가 각 1명을 기록했다. 또 지방대 중 경북대와 부산대가 각각 서경, 중앙에 뽑혔다. MBC와 매경의 해군사관학교와 베이징대 출신도 눈에 띄었다.

서류-필기-실무-면접 등의 일반적 공채 방식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각 언론사별 소소한 변화는 이어지고 있다. 면접에서 실무진들의 역할은 강화되는 추세다. 서경은 과거 부장단과 임원진만 들어갔던 실무면접에 올해 차장 3명을 투입했다. 한경도 최근 2~3년 전부터 실무면접에 차장과 일선 기자가 참여하고 있다.

서경과 한경 관계자는 “일을 같이 할 사람들이 현업에서 최대한 적응을 빨리할 수 있는 이들을 직접 보고 뽑는다는 취지”라며 “임원면접 등에 참고자료로 활용되며 반영이 많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조선은 지난 6월 공채에 이어 10월 5명의 기자를 별도로 수습 발령 냈다. 조선은 여름·겨울 인턴 중 현재 여름인턴을 채용 전제로 실시하는데 지난 2012년 6명, 4명에 이어 올해 여름인턴 20명 중 5명을 채용했다.

또 올해 4월 파이낸셜뉴스는 채용시험에서 스펙보다 자질을 우선하는 방식을 택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영어점수, 학력, 경력, 가족관계 등 각종 이력을 배제한 ‘슈퍼스타K’ 선발방식의 2박3일 합숙면접을 치렀다. 면접관 15명이 39명의 응시생에 프리젠테이션, 조별 토론배틀, 작문, 영어스피치, 등산 등 다양한 방식의 평가를 진행했다.

신문사와 달리 최근 방송사들은 신입 기자 채용에 주춤하고 있다. KBS는 올해 전국권이 아닌 영남권·호남권 등 지역주재 기자 14명만을 채용했고, MBC는 기자직 3명만 채용했다. KBS 측은 지역 활성화 등의 취지에서 일부 분야에 한정된 수시채용을 진행한 것이라며 이전에 비해 늦어졌지만 올해 연말 전 정기채용 공고가 날 것이라고 밝혔다. MBC도 파업 등의 후폭풍으로 신입보다 지난해 경력기자 채용을 우선했다. 방송사들이 신입 기자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는 데 대해 KBS 관계자는 “근래 몇 년간 인력 감축 기조에 맞춰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기조가 계속 이어질 듯하지만 수요가 있어 향후에는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일간지 한 기자는 “기자들을 뽑지 않으면 내부 활력이 떨어지고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며 “인력 충원은 늘 필요한 상황에서 경영이나 외부 환경에 다소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내년에도 비슷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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