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업무량·낮은 만족도 "떠나고 싶다"

언론진흥재단 '2013 언론인 의식조사'



   
 
  ▲ 2013년 대 1993년 한국 언론인의 전형. (자료=한국언론진흥재단)  
 
주당 기사 31건 작성…온라인 12배 상승
소속사 만족도 하락…이·전직 의향 상승
언론자유 제한 요소 ‘광고주’ ‘정치권력’


현직 기자들 10명 가운데 6명은 최근 들어 사기 저하를 느끼고 있고, 전반적으로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6일 발표한 ‘2013 언론인 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두 달간 편집·보도국 기자 15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1∼2년간의 사기 변화를 묻는 말에 58.5%가 ‘저하됐다’고 응답했다. ‘사기가 올랐다’고 응답한 비율은 11.1%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사기가 떨어진 원인으로 ‘언론사 경영위기(구조조정 및 임금하락)’(26.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언론인으로서의 비전 부재’(22.5%), ‘성취감 및 만족감 부재’(15.6%), ‘많은 업무량’(10.1%) 순이었다. 직무 스트레스 원인으로는 4점 척도로 멀티태스킹 능력 요구(3.10), 과도한 업무량(2.87) 등이 꼽혔다.

취재보도 업무를 담당하는 기자들의 일주일 평균 기사 작성 건수는 31.3건으로 이 중 ‘스트레이트 기사/단신’이 13.8건, ‘기획·해설기사/리포트’가 3.7건, ‘사설·칼럼논평’이 1.6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5년 이래 최고치이며, 특히 ‘지면 외 온라인용 기사’ 작성 건수는 3년 전인 2009년 1.0건에서 12배가 상승한 12.2건으로 나타났다.

2013년 현재 소속 언론사에 만족하고 있다는 응답자 비율은 절반에 채 못 미치는 45.1%였다. 5점 척도(1점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5점 ‘매우 만족한다’) 평균점으로 본 만족도는 3.29점으로 2007년(3.48점), 2009년 (3.40점)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다른 매체에 비해 방송사 소속 기자의 소속 언론사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더 낮게 나타났다.

타 언론사로의 이동 의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0.5%가 ‘의사가 있다’고 답했는데, 이 문항이 처음 조사된 2009년의 18.8%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언론사가 아닌 타 직장으로의 전직 의향에 대해서는 29.9%가 ‘있다’고 답했다.

언론의 자유를 직간접적으로 제한하는 요인 3순위까지 응답을 합산한 결과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은 ‘광고주’(64.8%)였다. 이어 ‘정부나 정치권력’(56.4%), ‘편집·보도국 간부’(53.2%), ‘사주/사장’(50.6%) 순으로 영향력이 크게 나타났다.

기자들은 자신의 이념적 성향이 중도에 가깝다고 인식했다. ‘가장 진보’ 0점, ‘중도’ 5점, ‘가장 보수’ 10점으로 설정한 질문에 기자들은 평균 5.54점을 기록했다. 논조나 편집 방침 등 소속 언론사의 이념적 성향에 대해선 7.04점으로 평가해 다소 보수적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와 관련한 사내외 연수나 재교육에 대해 응답자의 96.1%(‘대체로 필요하다’ 42.3%, ‘매우 필요하다’ 53.8%)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재교육을 받은 기자들 비율은 37.1%로 기자 재교육 환경이 현실적 필요성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나타난 2013년 현재 한국 언론인의 전형은 올해 만 37세 남자로 4년제 대학에서 인문계열을 전공했으며 결혼해 아이가 한 명 있고, 연봉은 4540만원 정도이다.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10시간 38분’,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3명 중 1명은 흡연자로 하루 평균 15.9개비의 담배를 피우고 있고 주 1~2회 술자리를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3% 포인트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