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참배와 아베수상의 페이스북
[글로벌 리포트 | 일본] 이홍천 게이오대 교수
이홍천 게이오대 교수 jak@journalist.or.kr | 입력
2014.01.15 14: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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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홍천 게이오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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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신조 일본 수상에 대한 2030세대의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 아베수상은 정권 발족 1주년이 되는 지난해 12월 26일, A급 전범이 합사되어 있는 야스쿠니를 전격방문했고, 또 전쟁포기를 규정한 평화 헌법을 개정해서 자위대를 방위군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영토문제 역사문제로 인해서 한일, 한중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보수색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아베 수상을 지지, 찬성하는 2030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산케이신문이 신년특집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수상의 야스쿠니 참배를 ‘(긍정적으로)평가한다’는 응답은 38.1%로, 특히 20대 41.6%, 30대 50.6%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응답했다. 30대 남성의 경우는 찬성하는 비율이 무려 64.3%에 달해 아베총리의 보수색에 대한 젊은 남성의 지지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또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한국, 중국의 비판에 대해서 67.6%가 ‘이해할 수 없다’고 답했다. 아사히신문의 조사에서도 20대의 60%, 30대에서는 59%가 참배를 지지했다. 그러나 교도통신사가 야스쿠니 방문 직후에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는 69.8%가 ‘외교관계를 고려해야 했었다’고 부정적으로 응답해 산케이신문의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를 보였다.
2030을 제외하면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 편이지만 아베총리의 페이스북은 ‘야스쿠니 참배 찬성, 지지’ 일색이다. 야스쿠니 방문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두 번 다시 전쟁의 참화로 고통받지 않는 시대를 만들겠다는 결의를 담아서 불전을 맹세했다”는 메시지는 20여일 만에 8만6448명이 ‘좋아요’를 눌렀다(1월 13일). 댓글도 5013건이 실렸다. “매스미디어가 보도한 참배를 비난하는 외국은 한국과 중국뿐이다. 아세안 국가들에서 반대하는 나라는 적다. 내년에도 참배했으면 좋겠다”, “국익을 타산적으로 생각하는 한국과 중국. 전 세계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본을 지지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태반이다. 참배를 비판하는 댓글에 대해서는 ‘조센징’이라고 야유를 보내고 있다. 한국의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려는 몇몇 서울 특파원들까지 뜻하지 않게 조센징으로 의심(?)받는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 아사히신문 여론조사를 소개한 29일자 메시지는 2만5147건(1월 13일)의 ‘좋아요’와 909건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의 일부는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위안부 소녀상에 대한 철거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아사히, 마이니치, 닛케이, 도쿄신문 등 주요 신문들은 일제히 수상의 참배를 비판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요미우리신문조차도 국립추모 시설을 검토해야 한다는 사설을 게재했음에도 산케이신문만이 “많은 국민들이 이날을 기다렸다”면서 야스쿠니참배에 지지를 표명했다. 산케이는 “막부 말기부터 국가와 고향을 지키기 위해서 귀중한 목숨을 희생한 분들이 모셔져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상징으로서 야스쿠니 참배가 필요하다고 야스쿠니가 참배가 정치적이라는 점을 고백하고 있다.
이 같은 논리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2030세대에서 야스쿠니 참배를 지지하는 여론이 높은 것도 2030의 인터넷 이용률이 높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2030의 혐한, 반중 의식이 공유되고 양성되는 공간이 아베 수상의 페이스북이고, 아베 수상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참배를 비난하는 언론들에 대해서는 국익에 반하는 ‘매국언론’으로 치부하기도 하고, 방송출연 시간을 사전에 고지하면서 방송사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도록 호소하기도 한다.
최근들어 혐한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이런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아베수상도 자신에 대한 비난에 대해서 직접 반론을 펼치거나 공격하는 수단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하기도 한다. 페이스북은 정치소통을 위한 통로가 아닌 정치적 무기로 사용되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를 통해서 만들어진 왜곡된 이미지와 혐한논리가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