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하는 광고매출, 언제 기지개 켜나

지난해 신문광고 2~5% 감소…방송광고시장도 위축 전망


   
 
  ▲ 올해 광고매출은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하거나 지난해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시내 가판에서 팔리고 있는 신문들.  
 
올해 광고시장은 소치 동계올림픽(2월), 브라질월드컵(6~7월), 인천아시안게임(9~10월) 등 국내외 빅 이벤트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 정부가 집권 2년차를 맞아 내수 부양 등을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웠지만, 기업이나 국민들의 피부에 얼마나 와 닿을지는 미지수다.

반면 올 들어 미국의 양적완화(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여 돈을 푸는 것) 축소가 본격화되면서 신흥국 금융위기가 불거졌고,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그동안 우리나라 수출을 주도했던 대표 기업마저 고전할 것이란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전자마저 스마트폰 판매 부진 탓에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위기론이 부상,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들을 더욱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2012년 삼성전자가 연간 집행하는 광고비 총액은 2조7727억원으로, 우리나라 전체 기업이 한 해 집행하는 광고비(19조2366억원)의 14%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지난해 광고 매출 감소를 기록한 신문사들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광고매출이 전년에 비해 증가한 신문사는 서울신문 등 일부 언론사를 제외하곤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메이저신문사의 작년 광고매출은 전년보다 3~5%가량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향, 한겨레 등 주요 일간지도 2%내외로 광고매출이 하락했다.

올해 역시 긍정적으로 전망해도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하거나, 지난해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신문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방송광고시장 규모는 3조3332억원(라디오·홈쇼핑 광고 제외)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올해 역시 이 수준과 비슷하거나 다소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SBS는 올해 400억원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림픽과 월드컵 탓에 제작비용은 증가한 데 비해 광고매출은 소폭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광고시장이 위축된 것은 국내외 경기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광고 등 마케팅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신문 광고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분양광고가 부동산 경기침체 탓에 3년 전부터 사실상 자취를 감췄고, 중소형 오피스텔 분양광고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2010년 이후 기업들이 상품 판매를 기대하고 광고를 집행하는 ‘시장광고’가 선전했으나 이마저도 지난해엔 위축됐다. 주요 종합일간지에서 시장광고 비중은 전체 광고매출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한 신문사 광고국장은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를 맞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다”며 “각 기업들이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광고 예산 편성을 보수적으로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채널A, JTBC, MBN, TV조선 등 종합편성채널 등장 이후 군소매체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대기업들이 종편 광고 집행을 위해 이들 매체에 책정된 광고예산을 해마다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내 주요 대기업 홍보 간부는 “올해 광고 예산을 편성 중이지만, 작년 수준이거나 조금 줄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업이 성장하면서 재투자하는 선순환구조가 되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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