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4사, 미디어렙 설립 박차

방통위, 이달 중 심사·의결

종합편성채널사용사업자의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업자(미디어렙) 설립이 이달 말에 결정됨에 따라 종편 사업자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종편의 방송광고 판매대행 유예기한이 다가옴에 따라 종편 미디어랩 신청 법인에 대한 심사를 위한 기본계획을 심의 의결했다.

지난 2012년 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미디어렙 법에 따라 종편은 미디어렙 적용을 승인일로부터 3년간 유예를 받아왔다. 지상파처럼 미디어렙을 통해서가 아닌 직접 광고 판매를 해 온 것이다. 하지만 이 법에 따라 TV조선과 JTBC는 오는 4월1일부터, 채널A는 4월22일부터, MBN은 12월1일부터 직접 영업을 할 수 없게 돼 미디어렙을 통한 광고판매를 하게 될 전망이다.

방통위는 심사위원장과 분야별 전문가 10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통해 재정 능력 등 5개 사항별로 심사를 할 예정이다. 각 심사사항별로 60점 이하, 총점 70점 이하일 경우 방통위의 허가를 받을 수 없게 된다. 방통위는 이달 내 심사 및 의결을 거쳐 3월 초에 허가장을 교부할 예정이다.

만약 종편이 방통위로부터 미디어렙 설립 허가를 받을 수 없게 될 경우 법적으로 직접 영업을 계속 할 수 없다. 이 경우 공영미디어렙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나 SBS 계열의 민영 미디어렙인 미디어크리에이트 등 기존 미디어렙을 통해 광고 영업을 해야 하지만 종편들은 위탁 판매를 반기지 않고 실정이다.

종편 관계자는 “코바코나 미디어크리에이트에 위탁판매를 할 경우 편성 전략이나 영업 전략이 노출될 우려도 있어 종편사 미디어렙 설립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종편사들은 미디어렙사 주주모집에 들어가면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한 주주는 지분 40%를 초과 소유할 수 없어 나머지 60% ‘주주 모시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 사 미디어렙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광고본부 인원을 파견하는 형태로 초기 출범하며 미디어크리에이트 자본금 15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종편사들이 미디어렙을 만들면 지금과의 영업방식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디어렙은 방송광고 외 다른 광고를 판매할 수 없다. 현재까지 종편사들이 방송광고와 신문광고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했지만 미디어렙을 통하면 결합 판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영업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종편을 소유한 신문사 한 관계자는 “대체로 기업에서는 본지 신문과 종편을 묶어서 광고비를 책정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 “미디어렙이 본격적으로 가동돼 종편 광고매출이 늘어나면 본지 신문의 광고매출이 이와 연동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