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 무한경쟁'에 우는 온라인뉴스 담당자들

페이지뷰 경쟁에 피말리고, 실적 떨어지면 추궁 당하고

온라인뉴스 책임자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인터넷리서치 전문업체 코리안클릭, 랭키닷컴 등에서 나오는 ‘트래픽 성적표’를 회사 최고 경영자에게 보고해야 한다.

최고 경영자가 트래픽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지만, 경쟁사와의 페이지뷰(PV·인터넷상에서 사용자가 홈페이지를 열어본 횟수) 순위 경쟁이나 온라인 부문에 대한 매출 등을 꼼꼼히 챙기기 때문에 온라인뉴스 책임자 입장에선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온라인 뉴스담당자들은 한 주의 트래픽 성적을 가늠할 수 있는 수요일이 됐을 때,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거나 좁히지 못하면 조바심 나기 일쑤다. 온라인뉴스 책임자들에겐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마찬가지다.

페이지뷰가 많은 1등사는 현 상황을 고수하거나 격차를 벌리기 위해 끊임없이 검색어 기사 생산과 기사 어뷰징(부당한 뉴스콘텐츠 중복전송)에 나서고, 나머지 언론사 닷컴사들은 더 이상 뒤처지지 않기 위해 무의미한 트래픽 경쟁에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

한 유력매체 온라인뉴스담당 고위간부는 “수요일이 되면 그 주간 경쟁사와의 트래픽 경쟁 우위 여부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며 “만약 뒤처질 것 같으면 그때부터 검색어 기사를 평소보다 많이 생산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주요 언론사 온라인뉴스 책임자들이 ‘트래픽 무한경쟁’에 나서는 것은 실적에 대한 조바심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언론사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회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온라인 뉴스생산 계열사나 부서의 경우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다보니 대부분 편집국이나 보도국 출신 간부들이 ‘수장’을 맡고 있다.

이런 인사 구조는 온라인뉴스 부서를 한번쯤 거쳐 가거나, ‘한직’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검색어 기사와 기사 어뷰징에 대한 폐해를 알고 있지만 물불 가리지 않고 분발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문제는 현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방안도, 이를 제재할 수단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결국 네이버 뉴스편집 정책에 따라 언젠간 또 다시 급감할 수 있는 ‘트래픽 폭탄’을 후임 책임자에게 돌리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조선닷컴, 동아닷컴 등에 비해 검색어 기사 생산이나 기사 어뷰징을 덜 한다는 게 온라인 뉴스담당자에겐 면제부가 되고 있다.

한 언론사 온라인뉴스 책임자는 “검색어 기사 등을 통해 독자들이 사이트에 찾아오는 게 우선될 수밖에 없다”며 “독자들이 우리 사이트에 들어 와야지만 양질의 온라인 기사도 선택받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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