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찌라시' 발언 국민이 공감할 지 의문"

아침 신문 사설 통해 한목소리 비판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정윤회씨 등 비선실세의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이야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8일 대부분의 조간신문은 박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초기와 조금도 달라지 않은 데 우려하며 박 대통령이 3인방 등 문제의 근원을 잘라내고 국정을 쇄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 언론이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보도한 후에 여러 곳에서 터무니없는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런 일방적인 주장에 흔들리지 말고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 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청와대 내부 문건을 단독 보도한 세계일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선일보는 8일 사설을 통해 “대통령의 이 발언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공감할지는 의문”이라며 “대통령은 이번 의혹이 언론들이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없는 사실들을 지어내기라도 한 것처럼 말했지만,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문건은 다른 곳도 아닌 청와대 민정수석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은 “대통령은 이 논란이 벌어진 지 열흘이 다 되도록 언론 보도와 자신에게 등을 돌린 장관과 참모들의 '터무니없는 얘기'만 탓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보기에는 허접스러운 찌라시 수준의 의혹이 어떻게 해서 들불처럼 번져가고 대형 스캔들로 굴러가게 됐는가를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그간 대통령의 잇단 인사 실패를 비롯한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국민의 의문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중앙은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대단히 걱정스럽다. 적어도 대통령의 발언은 ‘제 주변 인물, 얼마 전까지 거느리던 청와대 내부 인사와 전직 장관들로 인해 물의를 일으켜 미안하다’로 시작했어야 했다”면서 “청와대는 검찰 수사와 함께 정치적 수습에 나서야 한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김기춘 비서실장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은 “김 실장은 이번 사태 전개 과정을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청와대 비서실 전체를 관리해야 할 위치에 있다”며 “문제의 문건을 보고받은 뒤 후속 조치와, 왜 유출을 막지 못했는지부터 소상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 김 실장은 또 대통령에게 심상치 않은 민심과 청와대 개편 방안도 정확하게 보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실제로 검찰 수사 결과 박 대통령의 인식처럼 실체 없는 찌라시성 전문으로 결론이 나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1999년 실체 없는 로비로 매듭지어진 ‘옷로비 사건’도 특정 지역·학맥으로 채워진 사정 라인의 인사 때문에 국민이 수사 결과를 믿지 못하고 특검까지 갔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파문 역시 박 대통령의 비밀주의와 불투명한 인사, 1인 국정 운영 스타일 때문에 커졌다는 점을 왜 인식하지 못하는지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을 통해 박 대통령 주변 세력의 ‘쇄신’을 주문했다. 한겨레는 “비선 개입 논란이 이토록 커진 것은 그동안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이 매우 비정상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이라며 “여당이나 정부 안에서도 정부의 의사결정 구조가 어떻게 돼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말이 파다했던 터다. ‘국정 흔들기’나 ‘발목 잡기’라고 남 탓 할 일이 결코 아니다. 박 대통령은 더 늦기 전에 3인방 등 문제의 근원을 잘라내고 주변을 쇄신해 체제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1인 통치, 비밀주의가 빚은 국정 파행의 적나라한 실상이다. 정상적인 정책결정 과정을 박 대통령 스스로 무너뜨리지 않았으면 발생할 수 없는 자충수”라며 “대통령이 이번 계기로 무언가 깨닫는 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대통령과 집권당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고 일갈했다.

 

한편 세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청와대가 이번 사태의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는 “제기된 문제들은 ‘터무니없는 일방적인 이야기’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의 눈을 가리는 일은 없는지, 그로 인해 국정 파행이 빚어지는 것은 아닌지 여부가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의 세계일보 압수수색설에 대해서도 “청와대 문건유출 조사와 언론사·기자에 대한 압수수색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정부의 공식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는 이유로 언론사를 압수수색 하는 것은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행위다. 언론의 정당한 보도활동을 트집 잡아 압수수색을 강행한다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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