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에게 세금 더 거둬야 한다는 워렌 버핏 회장 말 인상적"

'마음이 따뜻한 부자…' 펴낸 서정명 서울경제신문 기자

2007년 5월 초, 미국 중부 네브래스카주의 한적한 도시 오마하는 북적이고 있었다. 오마하의 상징 퀘스트센터에서 ‘가치투자의 귀재’이자 세계 최고 부자, 워렌 버핏 회장이 경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4만명에 가까운 버크셔 해서웨이 투자자들은 버핏 회장의 말을 듣기 위해 오마하로 모여들었고 서정명 서울경제신문 기자도 주주총회를 보기 위해 오마하로 향했다.


당시 뉴욕특파원이었던 그는 들썩이는 오마하의 분위기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너무나 흥겨워 ‘자본주의의 우드스톡’이라 불리는 주주총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독일, 영국, 남미 등 세계 각국의 해외 주주들이 모여들었고 주변 상업지역들은 축제 분위기였다. “우리나라 주주총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한국 대기업들은 주주총회에서 경영상의 잘못된 부분은 어떻게든 숨기려 하고 빨리 끝내려 하는데 해서웨이는 그 반대였어요. 주주들에게 잘못된 부분들을 솔직하게 얘기하고 보석쇼핑, 바비큐 파티 등 축제처럼 주주총회를 열고 있었죠.”


그곳에서 단연 그의 관심을 끈 사람은 버핏 회장이었다. 주주총회의 주인공이면서도 먼저 주주들에게 다가가 어깨동무를 하며 인사를 나누고, 세계 최고의 부자이면서도 검소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던 버핏 회장. 서 기자는 그와 인터뷰를 하고자 일찍 행사장에 가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리고 다행히 이십분 간 버핏 회장과 일대일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그와 인터뷰를 하며 서 기자는 그의 인생과 투자 철학, 부자가 될 수 있는 비결 등을 물었다. 버핏 회장도 서 기자에게 주식투자 대상을 고르는 원칙, 주식투자에 실패한 사람들을 위한 조언 등 여러 얘기를 해줬다. 그러나 서 기자의 기억에 가장 남은 것은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많이 걷어야 한다”는 버핏 회장의 말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상속세가 줄어들거나 없어지기를 바라죠. 그러나 버핏 회장은 부(富)가 대대손손 물려지는 왕조적 세습에 반대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고, 부자들에게 특혜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상속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죠.” 


이전에도 그랬지만 인터뷰 이후 서 기자는 버핏 회장의 인생과 가치관이 청소년들의 역할모델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항상 도전하고 노력하며 열정이 넘치는 모습, 겸손함을 유지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을 청소년들이 배워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이후 서 기자는 버핏 회장을 밀착취재하며 그 내용과 함께 관련 서적이나 기사, 일화 등을 참고해 책의 내용을 구성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최근 ‘마음이 따뜻한 부자 워렌 버핏’이라는 책을 펴냈다. 


“힘든 장벽에 가로막혀 한숨과 탄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이외에도 사회진출이 두렵기만 한 대학생들, 직장을 구하지 못해 실의에 빠져 있는 88만원 세대들이 많아요. 이들에게 버핏 회장을 통해 삶의 희망과 정열을 불어넣고 싶었습니다. 그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해답을 발견하게 될 거라고 저는 확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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