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가 지난해 11월28일 불과 두 쪽에 불과한 청와대 문건을 일부 공개한 뒤 대한민국은 큰 충격과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본지 보도 후 정치권과 언론계, 시민단체, 국민 여론 등 각계각층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규명을 촉구하며 특검과 국정조사, 청와대 쇄신을 요구했습니다.
취재팀은 박근혜 대통령 전 비서실장인 정윤회씨가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문건을 입수한 뒤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취재원을 통해 내용의 진위 등을 확인하는 지난한 작업을 거쳤습니다.
세계일보는 청와대 문건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 박 대통령이 대대적 인적쇄신 등을 통해 청와대 난맥상이 정상화하고 국정운영도 제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습니다.
그러나 청와대 반응은 기대와 달랐습니다. 박 대통령은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은 찌라시에 불과하다”며 문건의 의미를 축소했고, 청와대 문건 유출을 수사하던 검찰에 가인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의혹을 일으켰습니다.
본지 보도가 있은 뒤 두 달이 흐른 2월 현재까지도 소위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리는 청와대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은 건재한 상태입니다.
반면 기자들은 검찰에 줄줄이 불려나가 수사를 받았고 현재도 피의자 신분이며 신문사는 압수수색을 당할 뻔했습니다. 세계일보 모기업 계열사는 현재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취재 과정은 물론이고 그 후에도 여러 일을 겪고 있지만 진실은 머지 않은 장래에 밝혀지리라 생각합니다. 세계일보 압수수색 위기에서 보여준 기자협회와 동료 기자들 성원과 기대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