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상 수상소감]미국 인삼의 세계시장 점유 '충격'
지역기획보도 부문-인삼 2부작
김지훈 대전MBC기자 | 입력
2002.01.30 13:34:45
‘그 쿤타폴… 그게 뭐니?’ 기획보도 인삼 1부 ‘퀸케폴리우스가 몰려온다’의 PR에 대한 반응이었다. ‘미국인삼의 학명입니다’라는 대답에 ‘그렇게 어려운 말 써야 되겠어?’라는 질책이 이어졌다.
그렇다. ‘퀸케폴리우스’ 너무나 어렵다. 하지만 생소하다고 무시해버려서는 안될 일이다. 기획보도 ‘인삼’은 ‘고려인삼이 최고다’라는 전통적인 인식을 깨기 위한 설득의 과정이었다.
지난해 봄 미국 인삼과의 첫 만남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국내 연구기관에서 시험재배되던 미국 인삼은 잎이 다소 컸을 뿐 뿌리는 고려인삼보다 튼실하면 튼실했지 모자라지는 않았다.
과연 미국인삼과 고려인삼의 성분차이는 어떨까? 여러 학자와 사업자, 인삼정책 관계자 등을 만나봤지만 100이면 99는 모두 고려인삼만이 최고라는 인식뿐이었다. 가까스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진 연구자 몇 분을 만나게 됐고, 그때부터 취재는 가속도가 붙었다. 홍콩과 중국, 미국 현지에 대한 취재가 이어졌고 차별화된 효능과 우수한 마케팅으로 미국 인삼이 세계 인삼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는 인정하기 싫은(?) 사실이 밝혀졌다. 이미 미국을 벗어나 캐나다, 호주, 중국으로 그 영역을 넓힌 미국 인삼은 이제 한국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었다.
한 평생을 인삼농사에 바친 한 농민의 말이 귓전을 떠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논만 트랙터로 갈아 엎는 것은 아니죠. 이대로 간다면 인삼밭도 트랙터로 갈아 엎을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끝으로 고려인삼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올곧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연구자분들과 농민들, 그리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취재팀을 배려해준 대전MBC 보도국 식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