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개발자 공간 통합할까 말까

인터랙티브뉴스 등 소비 패턴 변화로 개발자 중요성 부각
조직문화 차이 등 소통 어려움 있지만 극복해야 할 과제

김달아 기자 | 2015.10.14 14:53:57

주요 언론사가 ‘디지털 퍼스트’를 강조하면서 기자와 개발자의 원활한 협업을 위한 공간 배치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위해 개발자를 보도·편집국 내에 배치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언론사 조직문화와 투자 여력 탓에 아직 요원한 상태다. 더구나 현재 뉴스룸 통합마저 과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공간 통합은 시기상조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언론사에서 개발자의 필요성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이후 스마트폰이 급속히 보급되면서부터다. 모바일뉴스 소비가 늘면서 앱 개발 등 개발자의 역할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개발자는 단순한 웹사이트 유지·보수업무를 넘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터랙티브·카드 뉴스, 데이터 저널리즘에 적용될 다양한 도구 개발을 맡고 있다. 해외 유수 언론들도 최근 앱 개발 및 보급 등을 위해 개발자 인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또 지난해 5월 유출된 뉴욕타임스의 혁신보고서에선 “편집국과 비편집국 간 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내용이 언급되기도 했다.

 

문제는 기자와 개발자 간 화학적 융합은 물론 물리적 융합마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각자의 문화와 언어가 다를 뿐 아니라 편집국이나 보도국 중심으로 돌아가는 조직문화가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개발자는 저널리즘을 모르고, 기자는 개발자의 프로세스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한 일간지 온라인 담당자는 “현재 언론사는 종이신문에 익숙한 40대 중후반 기자들이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데, 이들은 모바일·온라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개발자와 의사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언론사 디지털 담당 부장은 “개발자는 업무를 대하는 마인드가 기자와 달라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또 기자 위주로 돌아가는 언론사 환경에 개발자들이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자와 개발자가 한 공간에서 얼굴을 맞대며 수시로 소통하는 일부터 실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아직 기자들의 업무 공간에 비(非)기자를 배치하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득’보다는 갈등이나 마찰로 인한 ‘실’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보도·편집국 내에 개발자가 있는 곳은 한국일보·KBS 등 소수에 불과하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닷컴을 출범하면서부터 편집국에서 기자와 개발자가 함께 일하도록 했다.


최진주 한국일보닷컴 뉴스팀장은 “디지털뉴스부에서 개발자를 비롯한 퍼블리셔, 디자이너 등과 함께 일하고 있는데 인터랙티브 기사, 사이트 개편 등 개발과 관련된 이슈가 있을 때 항상 소통하고 협업하고 있다”며 “이들의 주 업무는 사이트 유지·보수뿐 아니라 디지털뉴스 혁신이다. 같은 공간에 있어서 자주 회의하고 대화하며 업무 마찰을 줄일 수 있는 같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시대적 조류 때문에 양 조직의 통합 움직임은 더욱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는 ‘중앙 혁신보고서’를 통해 “미래 과업이 확정된 후 이에 적합한 IT 투자와 함께 비 기자직 우수인력 영입도 고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한겨레도 조직개편을 단행해 편집국에 디지털기술부국장을 배치했다.


김노경 한겨레 디지털부문 기획팀장은 “편집국에 디지털기술부문장이 겸직으로 발령나면서 콘텐츠 제작에 대한 기술 논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다만 아직 기자들이 개발자의 언어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어떠한 프로젝트의 콘셉트나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기자·개발자 사이를 조율하는 기획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발자인 정한진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장은 “문화·언어가 다른 것은 기자와 개발자뿐 아니라 어느 분야나 다 똑같다”며 “아직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것이다. 기자와 개발자가 한 공간에서 화합하려는 노력이 경험치로 쌓이면 자연스레 융합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KBS 보도국에서는 개발자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기자들이 먼저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다”면서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한 고민을 한 뒤 가능하면 빨리 기자와 개발자가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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