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가상현실 저널리즘’

뉴욕타임스 서비스 계기로
국내 언론도 제작 움직임
소재 발굴·제작비용 관건

김창남 기자 | 2015.12.09 13:50:59

한국경제와 한경닷컴은 8일부터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콘텐츠(‘행복’은 어디에? 하늘을 보세요)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한경은 VR장비를 보강하면서 콘텐츠를 늘릴 계획이다.


매일경제 기자들도 최근 아마존을 통해 300달러짜리 전방위 360도 카메라를 구입했다. VR기사를 스터디하면서 내년 3월쯤 관련 기사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VR 저널리즘’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일부 언론사를 중심으로 VR기사 제작을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VR기사는 앱스토어에서 VR앱을 다운받은 뒤 VR헤드셋으로 VR용 기사를 보면 보는 각도에 따라 현장을 전방위로 볼 수 있어 현장의 생동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최근엔 별도의 헤드셋이 없이 VR기사를 볼 수 있는 기술까지 나왔다.


VR기사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는 것은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VR앱(NYT VR)을 내놓고 지난달 7일 정기구독자에게 갈색 골판지로 만든 저가형 ‘구글 카드보드’를 나눠주면서부터다. 반면 우리 언론의 경우 이제 막 관심을 갖고 VR기사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매경, 한경 등을 중심으로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다. 경향, 서경, 조선, SBS 등도 관심을 갖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언론사들이 VR기사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언론사 수익에 당장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브랜드 제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나아가 지면보다 영상에 익숙한 젊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관심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한 경제지 관계자는 “눈앞에 수익만 생각한다면 당장 할 수 있는 게 트래픽 장사인 ‘기사 어뷰징’밖에 없다”며 “VR기사 등 새로운 시도가 당장 돈은 되지 않지만 언론사 혹은 기자 개개인의 브랜드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을 위한 360도 카메라 등 장비와 제작단가가 3D(3차원)보다 낮아진 점도 VR기사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중 하나다.


관건은 지속적인 VR용 콘텐츠 생산 여부다. 실제 경향이 VR기사 논의를 진행하다가 주춤한 이유 중 하나도 소재발굴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VR기사에 관심을 갖는 언론사들의 공통적인 고민이기도 하다. 신문업계에선 시위현장, 자동차 시승기, 여행기 등으로 소재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제작비용이 낮아졌다고 해도 기존 콘텐츠보다 제작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도 헤쳐 나아가야 할 난관 중 하나다.


뉴욕타임스가 2012년 선보인 인터랙티브 기사인 ‘스노우폴(Snow Fall)’을 내놓은 이후 우리 언론도 앞 다투어 뒤쫓아 갔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시들해졌다. 온라인 생태계에선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반나절은커녕 10분을 버티기 힘들기 때문이다. 가성비가 낮다는 것.


여기에 NYT처럼 자체 앱(NYT VR)이 없을 경우 유튜브에서 구현이 가능한데 자칫 ‘남 좋은 일’만 될 수 있다는 점도 주저하는 이유다.


심석태 SBS 뉴미디어실장은 “NYT에서 선보인 시리아 난민 등은 인상적으로 봤지만 우리의 경우 VR기사로 만들 수 있는 소재가 집회 현장 등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것이 저널리즘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엔 카드뉴스 등 여러 시도 중 하나로 VR기사도 시도되다가 경쟁우위의 서비스로 수렴되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독자들이 변하기 때문에 이런 시대적 조류를 거부할 수 없다는 게 언론계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손재권 매일경제 기자는 “기존 언론이 작심하고 VR기사에 뛰어들어야 한다”며 “특히 작은 미디어나 기자 개개인이 자기 브랜드를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