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직 간부비율 37%

97년 대비 7% 증가…현장인력은 감소

본보 19개 언론사 직급별 인원 현황 조사

지방·방송·중앙지 순…MBC는 절반 이상 간부

‘항아리형’ 변화…경쟁력 하락·인사 적체 우려





언론사 기자직 차장급 이상 간부비율이 37.2%로 조사됐다. 이같은 간부 비율은 97년 대비 7.0% 증가한 것이며 특히 차장대우 및 차장직급 기자들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 직종의 승진 및 인사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3면

2002년 2월 현재 10개 중앙 일간지, 연합, 5개 방송사, 3개 지방지 등 모두 19개 언론사의 기자 직급별 현황을 살펴본 결과 간부 비율(차장대우 이상)이 평균 37.2%로 나타났다. 중앙지(연합 포함)·방송·지방지별로는 각각 35.6%, 40.3%, 40.9%였다.

직급별로는 차장대우와 차장급 기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개 언론사의 전체 기자 4322명 가운데 차장대우 및 차장 직급 인원은 982명으로 22.7%를 차지했다. 전체 간부(1607명) 가운데 이들 직급이 차지하는 비율은 61.1%나 된다.

간부 직급별로 살펴보면 임원이 0.4%(18명), 국장(급)이 1.5%(63명), 국장대우가 0.3%(11명), 부국장이 2.3%(100명), 부국장대우가 0.8%(34명), 부장(급)이 6.7%(289명), 부장대우가 2.5%(110명), 차장이 12.8%(553명), 차장대우가 9.9%(429명)를 차지했다. 평기자는 2715명으로 62.8%였다.

19개 언론사 가운데 간부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MBC. 전체 기자 256명(보도제작국, 스포츠국, 해설위원실 제외) 가운데 간부가 150명으로 58.6%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광주일보 52.1%, 매일신문 49.3%, 국민일보 48.3%, 대한매일 47.4%, 중앙일보 46.0%, 연합 42.6%, SBS 41.7% 순으로 나타났다. 간부 비율이 가장 낮은 언론사는 동아일보로 22.1%였으며 조선일보 25.6%, 한겨레 27.0%, 부산일보 28.0% 순이었다.

이같은 간부 비율은 IMF 이전인 지난 97년과 비교해 상당부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97년 당시 직급별 인원 자료를 공개한 6개 중앙지, 연합, 2개 방송사, 3개 지방지 등 12개 언론사 직급 현황을 보면, 간부비율은 평균 30.3%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 12개 언론사의 2002년 현재 간부 비율은 37.3%로 97년에 비해 7.0%나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차장대우 및 차장 직급의 경우는 97년에 484명이던 것이 2002년 현재 633명으로 증가, 16.7%에서 22.8%로 늘어났다.

이처럼 간부 비율이 증가한 원인은 88년 올림픽을 대비해각 언론사가 기자들을 많이 채용했고, 이 시기를 전후해 주를 이뤘던 매체 창간으로 그 인력이 기존 언론사에 흡수되면서 현재의 차장대우 및 차장급 연조를 이뤘기 때문이다. 또 IMF 이후 언론사가 수습기자 채용을 크게 줄였던 것도 평기자는 줄고 간부는 늘어나는 현재의 구조를 만든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위는 늘고 아래는 줄어드는’ 조직형태가 장기적으로 고착화할 경우 언론사의 경쟁력이나 생산성이 떨어지고 내부적으로 인사적체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뾰족한 대안없이 이러한 상황이 계속 방치된다면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한 차장대우, 차장급 기자들의 승진 문제가 수년내 불거질 것이고, 간부 인원이 평기자 인원을 넘어서는 기형적인 구조마저 형성될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차장대우와 대다수의 차장급 기자들이 일선에서 취재를 하고 있으나 실제로 이들 직급들에게는 일정정도 관리역할이 부여된다는 점에서 결국 피라미드형에서 항아리형으로 조직모형이 옮겨가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간부층이 두터워지면 평기자들의 노동강도는 악화되고 현장 투입의 효율성이 약화되면서 취재의 질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하는 조직으로서의 역동성은 사라지고 경쟁력도 뒷받침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간부 비율이 높아질수록 승진 연한이 늘어나는데 따른 불만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직급이 아닌 능력과 역할에 따른 직책 중심의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기자제, 대기자제, 에디터제 등 승진 중심이 아닌 일 중심의 구조와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재단 연수팀 한 관계자는 “경기가 좋으면 기자를 많이 뽑고, 나쁘면 안뽑는 등 주먹구구식 채용관행도 큰 문제”라며 “인사적체를 차장, 부장이라는 직급으로 해결하는 게 아니라 전문기자, 대기자제를 통해 전문화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취재팀 종합·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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