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홍 MBC 보도본부장(현 부사장)이 노조의 퇴근 저지로 부상을 입었다’는 뉴스데스크 보도가 ‘허위’라고 판결한 것을 두고, 대법원이 원심을 깨고 고법에 돌려보낸데 대해 18일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노조 측의 손을 다시 들어줬다.
18일 서울고등법원 제8민사부는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대해 반론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MBC는 이 판결이 확정된 후 7일 이내에 뉴스데스크 첫머리에 반론보도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만약 MBC가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판결 확정 후 7일이 지난 날부터 이행 완료 시까지 노조 측에 매일 100만 원의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BC는 지난 2012년 5월 뉴스데스크에서 권 보도본부장이 MBC본부의 퇴근 저지 과정에서 허리 등에 부상을 입었단 내용의 리포트를 톱뉴스로 보도했다. 당시 권 보도본부장을 대신해 진행을 맡은 정연국 앵커는 오프닝을 통해 “어젯밤(16일) 권재홍 앵커가 뉴스데스크 진행을 마치고 퇴근하는 도중 노조원들의 퇴근 저지를 받는 과정에서 신체 일부에 충격을 입어 당분간 방송 진행을 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MBC본부는 영상을 공개하며 권 본부장이 조합원들과 신체 접촉한 적이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뉴스데스크는 수십 명이 밀치며 몸싸움을 하는 영상을 내보냈는데 이는 권 앵커가 승용차에 탄 뒤 노조원들과 청원경찰들이 대치하는 장면이었다는 것. 이 때문에 권 앵커가 허리에 충격을 받았다고 하는 것에 빗대 ‘허리우드 액션’ 논란이 일었다. 문화방송은 이 일로 박성호 당시 기자협회장을 해고했다.
1·2심 재판부는 “MBC본부 조합원들의 물리력 행사로 상해를 입었다는 취지의 이 사건 보도는 진실에 반한 허위의 보도라 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MBC본부는 명예가 훼손되는 피해를 입었으므로, MBC는 정정보도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결은 달랐다. 노조가 권 앵커를 고의로 공격했다는 명시적 표현이 없고 단지 노조의 저지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고 한만큼 전체적으로 진실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 대법원은 “일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표현은 있지만 보도 전체를 허위로 보기 어렵다”며 파기 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