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97년 대선 이회창 기울어"

홍석현 회장 시사저널 인터뷰서 밝혀

“우리 신문이 97년 이회창 총재쪽에 기울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지난달 28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97년 대선 당시 특정 후보를 편들었던 사실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대선 때마다 문제가 됐던 언론의 불공정 보도를 언론사 사주가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홍 회장은 인터뷰에서 “올해 양대 선거를 앞두고 불편 부당과 엄정 중립을 선언했다. 과거에는 그렇지 못했다는 반증 아닌가”라는 질문에 “누가 누구를 편들고, 어떤 사주, 어떤 신문, 어떤 부장이 누구 편을 들었다는 점에서는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전제한 뒤 “한 신문사가 92년 김영삼 후보를 지원했고, 우리 신문이 97년 이회창 총재 쪽에 기울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92, 97년에는 또 다른 신문이 김대중 후보에게 기울었다”고 밝혔다. 이어 “97년 중앙일보가 이회창 후보에게 기울었을 때 신문사 내부가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호남과 영남이 감시하고 부서별로 감시했다”며 “모든 신문이 다 그랬다.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99년과 작년 세무조사가 그 업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지난 97년 당시 ‘특정 후보를 밀어주는’ 편파 보도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각 언론사 정치부 기자 109명은 연대서명을 통해 중앙일보 등 일부 언론의 보도가 정상궤도를 벗어난 데 대한 ‘제자리 찾기’를 촉구했으며, 15대 대선보도를 평가하는 기자협회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4%가 대표적인 편파보도 언론사로 중앙일보를 지목했다. 이와 관련 중앙일보 노조는 98년 8월 “대선 당시 400여명이 넘던 기자들은 어디에 있었는가”라며 “대선보도가 공정했는지에 대한 바로잡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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