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논설위원들은 평일 오후 5시30분이 되면 회의실로 향한다. 마감이 끝났는데도 이들이 더 분주한 이유는 지난 6월20일부터 시작한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오후 6시, 오후 6시15분) 출연 때문이다.
페이스북 라이브는 페이스북을 이용해 생중계할 수 있는 서비스로, 스마트폰 등만 있으면 누구든지 간단하게 생방송을 할 수 있다.
중앙 논설위원실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에는 매일 3~4명의 논설위원이 출연해 대담형식(각 10분 내외)으로 진행된다. △월요일 남정호 논설위원(국제), 채인택·양영유 논설위원(사회) △화요일 양선희 논설위원(산업·사회), 최상연·강찬호 논설위원(정치) △수요일 이정재·박정호 논설위원(경제·문화), 이훈범·김민석 논설위원(국방) △목요일 전영기 논설위원(정치), 김동호·나현철 논설위원(경제) △금요일 박재현 논설위원(법조) 등이 참여해 주요 사안의 맥을 짚어주고 있다.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 위한 장비라고 해봤자 회의실 의자와 스마트폰 그리고 영상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 마련된 스마트폰용 삼각대 정도가 전부다. 사전 대본이나 원고 역시 따로 없다. 이 때문에 정형화된 방송에 비해 다소 투박해 보일 수도 있지만 논설위원들의 전문성과 열정 등이 뭉쳐져 부족한 점을 메우고 있다.
거부감 없이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2014년부터 다양한 시도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 제작 노하우가 축적됐기 때문이라는 게 중앙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앙 논설위원실은 칼럼이나 사설 외에 2014년 1월 영상이 가미된 ‘나를 흔든 시 한 줄’(주 2회)을 시작으로 ‘직격 인터뷰’(주 1회), ‘사설 인사이트’(주 1회) 등을 생산하고 있다. 카드뉴스 형태의 ‘디지털 오피니언’(일 1회), 웹툰 형식의 ‘디지털 스페셜만평’(주 1회) 등의 디지털 콘텐츠도 논설위원실의 작품이다.
일각에선 언론사 논설위원실을 ‘뒷방 기자’로 지칭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앙 사내에서만큼은 디지털 퍼스트를 이끄는 대표적인 부서로 손꼽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중앙 통합뉴스룸을 컨설팅한 후안 세뇨르 이노베이션미디어 컨설팅팀에서도 중앙 논설위원실이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있어선 미국 뉴욕타임스보다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내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