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채널, 새로운 뉴스유통망 부상?

참여 언론사 UV 급등에 반색
편집 관여 않고 그대로 노출
광고게재 등 수익모델 테스트
연예기사 등 스낵콘텐츠 많아

카카오톡의 신규 서비스인 ‘콘텐츠 플러스 친구(뉴플러스 친구)’가 공식 출시를 앞두고 벌써부터 언론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 언론사들은 5000여만명의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는 카톡이 네이버, 페이스북에 이은 제3의 뉴스 유통망으로 떠오를지 기대하고 있다.


현재 채널 시범 서비스에는 MBC와 SBS, KBS, YTN, 중앙일보 등 언론사를 포함해 100여곳의 파트너가 참여하고 있다. 지난 7월 베타버전 오픈 당시 입점한 콘텐츠 사업자는 총 60여곳. 플러스 친구에 등록한 언론사들은 급등한 UV에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선두주자로 뛰어든 중앙일보의 경우 카톡 채널 덕분에 하루 평균 300만(UV)을 유지 중이다. 한 중앙일보의 고참 기자는 “몇 달 전만 해도 하루에 100~200만 사이를 왔다갔다 했는데 채널에 들어간 이후 꾸준히 300만을 찍고 있다”며 “이벤트 기간인 것을 감안해도 눈에 띈 약진임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카톡 서비스를 시작한 YTN도 팬수 43만명을 끌어들이는 등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승현 YTN 디지털뉴스팀장은 “입점 하루만에 20만명을 돌파한 것을 보고 처음엔 ‘수치가 잘못 나왔나’했다. UV도 상반기보다 2배정도 뛰었다고 보면 된다”며 “이 정도 수준으로 계속 유지하면 네이버나 페이스북을 대체할 정도의 막강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슷한 시기에 카톡 채널 서비스를 실시한 연합뉴스에서도 호평을 내놨다. 연합의 한 기자는 “회원수가 한 달 새 10배가 뛰어 오히려 페북보다 실속있다는 평이 나온다”고 했다.


SBS도 순항 중이다. 심석태 SBS 뉴미디어국장은 “지난 2일 입점 이후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UV와 PV 모두 소폭 오르는 등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바로 왔다”며 “페북처럼 하루에 30~40개 정도의 콘텐츠를 올리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SBS의 팬수는 현재 4만8000명. 이번 입점을 통해 사흘만에 팬수가 1만3000명이 뛰어올랐다. 심 국장은 “언론사와 카톡이 서로 상생하는 모델을 어떻게 잘 만들어나갈지 공감대를 맞춰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채널의 구성 방식은 네이버, 페이스북과 유사하면서도 다르다. 모든 기사를 썸네일로 배열하고 진지한 뉴스와 가벼운 소재의 콘텐츠를 한데 섞었다. 또 친구로 추가하면 푸시를 통해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임광욱 카카오 채널 TF장은 “믿을 수 있는 매체가 들어와있는 상태기 때문에 콘텐츠에 대한 사전 검수는 하고 있지 않다”며 “포털과 달리 편집에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노출시키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만 사후에 걸러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톡 채널이 처음부터 주목받은 건 아니다. 기존 카카오스토리의 부진에 콘텐츠 사업자들은 ‘채널이 되겠냐’며 뜨뜻미지근한 반응 일색이었다. 언론사 또한 카톡의 적극적인 채널 홍보에도 외면하기 일쑤였다. 실제로 한 일간지 온라인 부서의 기자는 “메신저와 포털, SNS는 엄연히 다른데 카톡이 어떻게 뉴스 플랫폼으로 성장을 할 수 있을지 그림이 전혀 그려지지 않았다”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외의 선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론사들은 카톡 채널을 통한 수익 활로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95% 이상이 카톡을 사용하고 있고, 채널 역시 매월 사용자 수만 2600만명에 달하는 만큼 유력한 광고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 방송사 기자는 “현재 언론사들의 온라인 광고 수익은 방송이나 신문과 같은 전통매체의 20분의 1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며 “사용자가 많은 수익형 채널이 정착되면 온라인 광고 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카톡은 콘텐츠 목록 하단과 일부 콘텐츠의 시작과 끝에 광고를 게재하는 등 수익모델을 찾기 위한 테스트에 한창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의 콘텐츠 선호도와 성향을 고려하고, 광고를 게시물 사이사이에 게재하는 방식이다. 임광욱 카카오 채널 TF장은 “현재는 주타켓층이 40대 이하의 젊은 여성들이라서 매거진 위주의 콘텐츠를 많이 유통시키고 있는데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라며 “불특정 다수가 아닌 개별 맞춤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인 만큼, 콘텐츠 비즈니스의 장기적인 토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카톡이 새로운 뉴스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언론사들의 고민도 늘고 있다. 카톡 채널을 유의미하고 장기적인 플랫폼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선 보다 질 높은 콘텐츠로 승부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노출되고 있는 콘텐츠의 대부분은 자극적인 사회 기사나 연예뉴스가 부지기수다. 한 일간지 온라인 부서의 기자는 “현재 거품이 많이 낀 상태다. 모든 언론사들이 다 뛰어들면 노출빈도가 줄어 아무래도 경쟁력이 약해지지 않겠나”라며 “결국 네이버든 페이스북이든 카카오톡이든, 질 좋은 콘텐츠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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