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도전하는 매일경제신문의 DNA를 살려가면서 매경을 국내 최고의 영향력 있는 신문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서양원 매경 편집국장은 지난 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50년 간 쌓아온 매경의 전통을 창조적으로 이어받겠다고 밝혔다.
매경은 2년 임기의 편집국장 인사를 10월에 열리는 세계지식포럼 이후 단행했지만 올해는 ‘부정청탁 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시점에 맞춰 보름 이상 앞당겨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단순히 외부환경 변화에 순응하겠다는 의미를 넘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서양원 국장은 “김영란법이 개인자유를 억압하거나 언론자유를 침해할 요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법의 관점에서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민생이 망가지고 선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문제를 그냥 놔둘 경우 대한민국의 시스템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에 건설적인 비판은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경은 그 연장선상에서 주요 매체 중 청탁방지담당관 인사 등을 먼저 단행했고, ‘제2의 송희영 사태’와 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논설주간이 직접 관장하는 ‘심의위원회’를 조만간 꾸릴 예정이다.
그는 “원리·원칙을 잘 지키면서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팩트를 발견해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다면 김영란법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매경이 외환위기 당시 ‘퀀텀 점프(대도약)’를 했듯이 우리 사회가 헤맬 때 제대로 방향을 제시한다면 또다시 그런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의지는 기자들의 취재 활동이나 연수 등에도 반영된다는 게 서 국장의 설명이다.
“기자들은 우리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여서 누구보다 해외 문물과 해외산업 흐름, 글로벌 리더들의 생각 등을 읽어 낼 줄 알아야 하죠. 김영란법 발효 이후 연수 등을 죄악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데 언론인이 깨어 있어야 우리 사회의 지식수준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매경은 현재 미시간대 MBA 등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기자들의 연수 기회가 줄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 중이다.
그는 신문산업 위기와 별개로 미디어그룹 내 핵심 역량은 여전히 신문 콘텐츠에서 비롯된다고 봤다. 서 국장은 “신문기자들은 엄청난 스토리텔링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다. 매경 미디어그룹은 1500만 오디언스를 가지고 있는데 매경신문이 맏형으로서 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뉴스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모바일 콘텐츠인 레이더P(정치정보)·M(투자정보)·L(법률정보)·A(아시아정보)에 이어 레이더E(교육정보)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성장’으로 수렴되는 우리 사회의 체념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지식사회로의 대변환을 선도할 방침이라는 게 매경의 장기 전략이자 서 국장의 포부다.
그는 “일희일비하는 제작을 하지 않고 한국사회가 거대한 지식사회로의 대전환을 할 수 있도록 이바지할 것”이라며 “‘자이트가이스트(zeitgeist·시대정신)’를 살려 한국이 선진 국가로 갈 수 있도록 미디어로서의 제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