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본령에 충실한 신문 만들겠다"

김민아 경향신문 편집국장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중반에 뛰어들어 정신없는 5주를 보냈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김민아 경향신문 편집국장은 지난 10월28일 임기를 시작한 이후 게이트 정국, 촛불혁명 등 역사적 장면을 통과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 12일 본보와의 인터뷰도 출근 시간을 앞당겨 이른 아침에 이뤄졌다. 그는 “탄핵까지 숨 쉴 틈 없이 달려오느라 다른 지면에는 미처 신경 쓰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것들을 서둘러 실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민아 국장이 취임 소감에서 표명한 신문의 방향은 “저널리즘의 본질에 충실하고 세상과 호흡하는 신문”이다. 토요판팀과 탐사보도팀 신설은 그러한 작업의 일환이었다. 김 편집국장은 “저널리즘의 본령인 팩트를 발굴하기 위해 탐사보도팀을 신설했고 실제로 이번 게이트 국면에서 소소한 몇 가지 성과를 냈다”면서 “17일자부터 새로운 토요판도 선보인다. 커버스토리를 넣고 인기인의 인터뷰 진행, 프로파일러가 쓰는 범죄 이야기 등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에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디지털 강화 부분도 고심하고 있다. 경향이 가고 있는 디지털 방향은 옳다고 생각하지만 한 단계 더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김 국장은 “인력이나 재원이 넉넉지 않음에도 경향의 디지털 콘텐츠 생산은 많이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디지털 부문을 좀 더 강화하기 위해 ‘뉴스룸의 디지털화 TF(가칭)’를 만들어 계획을 짜고 있다”면서 “다음 주 중 1차 보고서가 나오면 회람 후 의견수렴을 거칠 예정이다. 오피니언팀을 새롭게 단장한 것이나 토요판팀 신설도 결국 디지털 콘텐츠 강화와 맥이 닿아 있다”고 했다.


구성원들과의 소통도 시작했다. 지난 5일부터 매일 오후 5시40분부터 6시30분까지 평기자를 상대로 일대일 면담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 국장은 “부서 회식과는 별개로 일대일로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고 있다”면서 “도움도 되고 배울 것도 많다. 얘기를 하다 보면 당장 기사거리나 조직에 적용할 만한 것들이 나온다”고 했다.


김 국장은 경향의 첫 여성 편집국장이기도 하다. 그는 “여성 편집국장의 탄생은 70년이라는 전통 속에서도 유연한 조직 문화를 갖춘 경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입사했을 때만 해도 취재기자 중 홍일점이었고 출입처, 특히 법조에 나갔을 땐 100여명 중 나 혼자 여자였다”면서 “90년대였으니까 ‘여자가 무슨 검찰?’ 했던 사람도 있었을 거다. 하지만 부장, 국장은 항상 나를 믿고 주요 출입처에 보내줬고 덕분에 커리어를 계속 쌓을 수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나도 마음의 의지가 꺾일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구성원들의 생각이 유연한 것만큼이나 이슈 대응력이 빠른 것도 경향의 장점으로 꼽았다. 김 국장은 “경향은 이슈가 터지면 재빠르게 대응하고 핵심을 찌르면서 이슈를 주도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면서 “집요함을 갖춘 기자들이 지금도 꽤 있지만 좀 더 늘어난다면 저널리즘의 본령에 충실하고 세상과 호흡하는 신문을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팩트의 힘, 저널리즘의 힘, 콘텐츠의 힘은 크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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