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박 대통령 올림머리' 단독보도 유출

기사 출고 전 지라시 돌아…"경위 알아보겠다"

지난 6일 한겨레가 단독 보도한 ‘박 대통령, 세월호 때 올림머리’ 기사가 출고되기 두세 시간 전부터 구체적인 내용이 외부에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날 오후 6시 경 한겨레 홈페이지에 올라온 ‘박 대통령, 세월호 가라앉을때 ‘올림머리’ 하느라 90분 날렸다’는 기사는 오후 3~4시부터 관련 내용이 사설 정보지(속칭 지라시)로 돌았다. 한겨레가 세월호 7시간 관련 보도를 빠르면 오후부터 인터넷 판으로 풀 예정이고, 매우 충격적이라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지라시는 한겨레가 청와대 관계자, 미용업계 관계자 등을 취재한 결과 박근혜 대통령이 참사 당일 오후 ‘올림머리’를 하느라 대면 보고나 비서관 회의 등에 전혀 참석을 못 했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내용은 몇 시간 후 한겨레가 인터넷 판으로 기사를 올리면서 사실로 확인됐다. 일부 기자들은 기사 내용이 미리 유출된 데 문제를 제기했다. 한겨레 한 기자는 “기사 내용이 일부 유출된 건 문제가 있다”면서 “다른 기자들도 이게 뭔 일이냐며 얘길 하는 걸 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한겨레 기자도 “인터넷에 올리기도 전에 기사 내용이 먼저 돌아다닌 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기사를 쓴 하어영 기자도 “지라시가 돌아서 기사를 쓰는 데 지장을 많이 받았다”며 “정치권에서도 그렇고 타사 기자들에게도 연락이 너무 많이 와 기사를 서둘러 올리게 됐다. 특별취재팀 용으로 물리적 공간이나 보고하는 공간이 따로 있는데 어떻게 유출된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위는 아직까지 파악이 안 된 상태다. 한겨레는 단독 기사의 경우 회의 자료에도 블라인드 처리를 하는 등 관련 내용을 원천봉쇄한다. 다만 한 기자는 “오전 회의 때 미용실 관련 내용이 노출돼 있었고 그 이후엔 블라인드 처리 된 것으로 안다”면서 “가리기 전에 누가 유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백기철 한겨레 편집국장은 “탄핵 등등 그간 일들이 많고 정신이 없어 기사 내용 유출까지는 신경을 못 썼다”면서 “내부적으로 논의해 경위를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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