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YTN 사장이 2일 신년사를 통해 “2017년 새해 YTN의 어젠다는 상식·정의·원칙, 바로서는 대한민국”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올해, YTN이 해야 할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는 사회의 얽힌 갈등은 풀고 대한민국호(號)가 나아갈 길을 바로 비춰주는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갈등을 풀기 위해서는 서로 의견을 듣고 존중하면서 상대방의 아픈 마음까지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소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의 경영목표는 흑자경영의 실현”이라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취임할 때 했던 ‘좋은 방송 없이 좋은 경영 없고, 좋은 경영 없이 좋은 방송 없다’는 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2017 신년사 전문.
사랑하는 YTN 가족 여러분!
2017년, 丁酉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새해 모두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가정에도 행복과 정이 넘치고 뜻하시는 일마다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다사다난’하지 않은 해가 없다지만 지난해는 그야말로 ‘격랑의 한해’ 였습니다. 성난 촛불 민심은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이어졌고 미국에서는 언론의 예상과 예측조사를 무색케 만든 정권교체가 이뤄졌습니다. 안으로 회사는 언론시장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3년 연속 적자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저는 먼저, 이런 격변기에 묵묵히 YTN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해 주신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신발끈을 조여 매고 불철주야 뛰어주신 덕분에 YTN은 2년간 이어진 적자 고리를 끊고, 3년 만에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YTN 매출은 처음으로 1,300억 원을 돌파했고 마케팅국의 광고·협찬 매출도 마침내 800억 원대로 올라섰습니다.
특히 어려운 근무여건에도 YTN라디오와 DMB, 플러스까지 YTN미디어그룹 전 계열사가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YTN을 비롯한 전 계열사가 동시에 영업흑자를 낸다면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와 갈수록 치열해지는 광고시장의 경쟁 속에서 거둔 결실이기에 더욱 값진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비도 적지 않았습니다. 거듭된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상장기업인 YTN은 관리종목지정이라는 더 큰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절박함을 갖고 노사협의도 벌였습니다. 협상에만 매달릴 여유가 없어 사장인 저를 비롯한 경영진은 지난해 마지막 날까지, 젖 먹은 힘까지 다한다는 각오로 뛰고 또 뛰었습니다.
저는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신규 인력을 충원하고 콘텐츠를 다양화하기 위해 ‘강소기업이 힘이다’와 ‘국민 신문고’, ‘5종 세트’ 등 프로그램 제작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경영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많은 우려가 있었던 점,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니어 인력이 늘고 있고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황에서 조직에 활력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풀무질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원 여러분의 이해와 노력 덕분으로 제작 프로그램들은 사내외에서 각종 상을 수상했고 매출확대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강소기업이 힘이다’는 흑자전환의 기둥을 세우는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더욱이 지난해 세밑, ‘강소기업이 힘이다’ 출연 기업들의 모임인 대강회에서,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라며 보내주신 정성과 격려의 말씀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와 ‘원 포인트 생활상식’ 등 YTN 5종 세트는 조회 수가 3천7백만 건을 넘어서 ‘YTN 알리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YTN의 근간은 뉴스이고 간판 상품 역시 뉴스입니다.
우리가 자랑거리로 내세웠던 공정성 9년 연속의 기록을 더 이어가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무엇이 부족했는지, 고칠 점은 무엇인지 돌아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기사 한 줄, 자막 한 글자, 영상 한 컷에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장인정신을 갖고 차별화된 명품 뉴스를 만들어야 합니다.
YTN 임직원 여러분,
오늘날 우리의 경쟁 상대는 누구입니까?
이제는 뉴스채널끼리의 경쟁도, 지상파나 종편, 신문과의 경쟁도 아닙니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시시각각 쏟아져 나오는 새 소식을 접하는 시청자들은 그 뉴스가 어디서 만들어진 것인지를 더 이상 따지지 않습니다. 가치 있는 새 소식, 차별화된 콘텐츠가 아니면 더 이상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어느 채널을 보나 패널들이 둘러앉아 정파적, 자극적으로 흐르기 쉬운 이른바 ‘패널 방송’을 하는 게 요즘 뉴스의 일반적 보도행태가 되어버렸습니다.
다른 방송사들이 한다고 그냥 따라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창의적인 사고로 차별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남을 따라 하지 않고 우리 길을 가는 것이 차별화입니다.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지도자와 정책을 원하는지를 빅데이터 심층 분석을 통해 전달하는 ‘김형준의 대선 빅데이터’ 같은 경우가 콘텐츠 차별화 시도의 한 예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외면 받고 있는 아이템을 선별해 집중 보도하는 것도 좋은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상은 외부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있습니다. 타성에 젖어 변화의 시기를 놓치면 안 됩니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떠나야 바다에 이른다고 했습니다.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읽지 못해 1등에서 한 순간에 추락한 코닥이나 노키아의 몰락이 꼭 제조업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YTN에 실망하고 쓴 소리를 한다는 것은 그래도 항상 YTN을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뉴스가 생기면 언제나 YTN을 찾는, 또 YTN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있는 시청자들이 있음을 항상 명심하고, 더 나은 방송으로 그 분들의 사랑에 보답해야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YTN 임직원 여러분!
2017년 새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입니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제19대 대통령 선거, 그리고 미국 정권 교체에 따른 동북아 정세 변화 등 나라 안팎의 큰 변화가 예고돼 있습니다. 경제도 회복의 조짐이 미약해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 2%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방송광고시장 사정 역시 예외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렵다고 외부 탓만 할 수는 없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올해의 경영목표는 흑자경영의 실현입니다. 제가 취임할 때 했던 ‘좋은 방송 없이 좋은 경영 없고, 좋은 경영 없이 좋은 방송 없다’는 말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YTN은 이제 23살 성년기에 접어들었습니다. 회사의 매출 규모도 이에 걸맞게 더 키워야 합니다. 이제는 ‘융·복합 시대’이고, ‘시스템 경영’의 시대입니다. 단순히 광고방송을 내보내는 것에서 더 나아가, 광고주에 맞는 새로운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모색해야 합니다. ‘YTN웨더&라이프’채널도 새해에는 프리미엄 생활정보 채널인 ‘YTN 라이프’로 새롭게 출발합니다. 부서 사이 벽을 허문 융·복합 전략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엮어냅시다.
새로운 수익원으로 기대를 받고 출범한 교육할인스토어와 기업몰은 이제 가시적이고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합니다. 어렵고 힘들었지만 이제 거의 다 채우게 된 상암동 사옥과 남산 서울타워 플라자도 올해에는 고객 중심의 관리를 더욱 강화하면서 임대 수입을 극대화해야겠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어 나아가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 건너가는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의 정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YTN의 경영정상화는 매출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인건비로 지출하고 있는 현재의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해마다 그때그때 광고 매출 실적에 따라 흑자와 적자 사이를 오가는 취약한 경영 상태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퇴직금 누진제를 포함해 덜고 갈 수 있는 짐이 있다면 이제는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일터인 YTN을 어떻게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위에 올려놓을 것인지, 지금 이 순간부터 노사가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새해에는 YTN직장어린이집이 처음 문을 엽니다. 이제 어린 자녀와 함께 출근하는 YTN社友의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YTN은 이 어린 자녀들에게도 자랑스러운 엄마 아빠의 직장일뿐더러 미래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끝으로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융화’와 ‘소통’입니다.
‘융화’란 ‘서로 어울려 사이좋게 화합한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취임한 이래 YTN의 모든 사원을 만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지금까지 670여 명의 면담 대상자 가운데 650명을 면담하면서 애로사항을 듣고, 또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연봉사원을 포함한 정규직 사원 가운데 외근 등으로 불가피한 20명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원을 만난 셈입니다. ‘모두가 하나 되는 YTN’을 만들기 위해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었습니다.
20년을 근무해도 승진의 길이 막혀있던 연봉직 사원들에게도 이제 차장, 부장이 될 수 있는 길이 트였습니다. 프리랜서 앵커 역시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면 정규직 앵커가 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또 YTN이 아무리 어려워도 연봉직 사원들의 임금만큼은 해마다 조금씩이라도 올려왔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일구어진 결실들입니다. 이제는 서로 밀어주고 당겨줄 때입니다. 서운한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나만 앞으로 가겠다고 갈 수 있는 세상이 이미 아닙니다. 나보다는 우리를 앞세워야 YTN號는 전진할 수 있습니다. 저는 새해에도 여러분들을 계속해서 만날 것입니다. 개인이 아닌 그룹도 좋고 기수별 만남도 좋습니다. 품은 생각을 터놓고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2017년 새해 YTN의 어젠다는 ‘상식·정의·원칙바로서는 대한민국’입니다.
대통령 선거가 있는 올해, YTN이 해야 할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는 사회의 얽힌 갈등은 풀고 대한민국號가 나아갈 길을 바로 비춰주는 ‘등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갈등을 풀기 위해서는 서로 의견을 듣고 존중하면서 상대방의 아픈 마음까지 헤아릴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소통’입니다.
선거가 있는 해 일어나기 쉬운 ‘편 가르기’와 ‘내 생각과 다르면 적’ 이라는 식의 극단적인 이분법은 통합을 가로막는 장애물입니다. YTN이 사회통합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내에서부터 원활한 소통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야 함께 손잡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나아갈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YTN 가족 여러분!
2017년 새로운 출발선에 선 오늘,
우리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다시 뛰어봅시다.
감사합니다.
2017. 1. 2
YTN 사장 조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