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독자는 뉴스와 어떻게 만나고 있는가?” 테크놀로지의 시대에 ‘혁신’이라는 과제와 맞닥뜨리고 있는 미디어가 자신에게 던져봐야 하는 질문이다. 혁신의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답은 “소셜 미디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이다. 점점 페이스북 같은 소셜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만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의식적’으로 뉴스를 찾아서 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인터넷 생활’ 중에 ‘우연히’ 뉴스를 만나는 사람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변화의 모습은 한국과 미국이 다르면서도 비슷하다. 미국을 먼저 보자. 인터넷 시대 초기 독자들은 뉴스를 만나기 위해 언론사 사이트를 직접 찾아갔다. 이후 구글 등을 검색해 뉴스와 만났다. 지금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비율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가 궁금해 퓨리서치센터 사이트를 찾아보았다. 마침 올해 2월9일 발표된 최근 자료(‘How Americans Encounter, Recall and Act Upon Digital News’)가 있었다. 미국인들이 뉴스를 접하는 방법은 1)언론사 사이트와 앱 36%, 2)소셜 미디어 35%, 3)검색엔진 20%, 4)언론사 이메일과 문자 15%, 5)가족이나 친구의 이메일과 문자 7%, 6)기타 9%였다. 언론사 사이트와 소셜미디어가 35~36% 정도로 비슷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 시작이 좀 달랐다. 포털이 ‘길목’을 장악했다. 그 결과 많은 독자들이 ‘언론사 뉴스’가 아닌 ‘네이버 뉴스’를 읽고 있다. 그리고 이제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만나는 독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요즘 주변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페이스북 친구들이 올리는 뉴스만 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소셜 미디어의 부상 외에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위기’라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트위터라는 5대 인터넷 기업이 디지털 광고 수익의 65% 정도를 가져가고 있다. 한국도 언론사가 포털과 소셜 미디어에게 광고 수익을 대부분 빼앗기고 있다.
#그래서인가. 중앙일보가 최근 ‘과감한 변화’를 시작했다. 지난달 28일 본격적인 ‘디지털 퍼스트’ 도입을 발표한 것이다. 핵심은 모든 조직 역량을 디지털 콘텐츠 생산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기자들은 온라인 기사 작성에 주력한다. 지면 제작은 별도의 전담인력이 온라인에 실린 기사 중 주목을 많이 받은 기사들을 가공해 지면에 싣는다. 현재의 ‘종이신문 중심’에서 ‘디지털 중심’으로 확실하게 바꾸겠다는 것이다.
또 3개월마다 사업구조를 바꾸고 인사를 단행하기로 했다. ‘인터넷 조직’에 걸맞는, ‘영원한 베타(perpetual beta)’의 조직문화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홍정도 사장이 ‘혁신 설명회’ 인사말에서 한, “가만히 있으면 서서히 죽을 확률이 100%”라는 말에서는 ‘결기’가 느껴진다.
‘전면적인 이행’이라는 방향, 잘 잡았다. 말로만 ‘디지털’을 외치면서 여전히 ‘종이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다른 신문사들은 긴장해야 한다. 몇 가지 문제는 남아 있다. 벤처의 방식인 ‘영원한 베타’의 문화를 조직이 실제로 수용할 수 있을 것인가, 혁신의 지속 속에서 발생할 기자들의 피로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리고 “그럼 종이 신문이 부실해지는 것 아니야?”라고 생각할 필자 같은 신문 구독자들을 무엇으로 설득할 것인가.
#인터넷 기업에게 광고 수익을 빼앗기는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왜? 독자가 뉴스를 ‘만나는 방식’이 앞에서 말한 것처럼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독자들이 이제 뉴스를 ‘인터넷 생활’ 중의 하나로 ‘소비’하고 있다. 언론사는 독자들의 그런 ‘생활’ 속에 어떻게 파고 들어가 그들과 만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혁신 성공을 위한 답은 ‘변화하는 독자’ 속에서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