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 '열전'…감정대립도
경력기자 영입-충원 '도미노현상'
김상철 기자 | 입력
2002.05.08 13:53:30
“물량 앞세운 조폭적 행태” 반발도
경력기자 스카우트 바람이 불고 있다. 몇몇 신문사들이 인력난 해소를 위해 경력기자 충원에 나서면서 다른 언론사들도 잇따라 경력기자 스카우트와 공채를 추진하는 등 ‘도미노 현상’을 낳고 있다. 또 일선 기자들이 스카우트 대상자들을 개별 접촉하는 과정에서 “무차별 영입 공세” “물량을 앞세운 기자 빼가기”라며 반발하는 등 ‘감정대립’ 양상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부서별로 필요인력을 산정, 일선기자 데스크 등이 대상자를 개별 접촉하는 방식으로 영입 작업을 진행 중인 조선일보는 7일 현재 연합뉴스 3명 경향신문 2명 매일경제 문화일보 한국일보 스포츠투데이 각 1명 등 9명의 기자를 충원했다. 김광현 조선일보 사장실 부장은 “스카우트된 기자들은 언론사 근속 연수 별로 조선일보 임금체계에 맞춰 급여를 산정하고 있다”며 “이전의 경우 경력기자를 계약직으로 채용했으나 이번에는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게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동아일보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세계일보 3명 문화일보 2명 경향신문 매일경제 한겨레 스포츠서울 각 1명 등 13명의 경력기자를 영입했다. 이 가운데 8명은 스카우트, 5명은 공채를 통해 채용했다. 동아일보의 한 인사담당자는 “스카우트의 경우 제한된 인원을 대상으로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공채에 비해 ‘실패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또 대한매일은 지난 2월 지역신문, 지역방송사 기자 3명을 채용했으며 한겨레는 지난 3월 서울지역 일간지, 경제지, 지역신문 등에서 편집·취재기자 5명을 영입했다. MBC도 올해 경력 공채를 통해 경향신문 세계일보 기자 각 1명을 채용한 바 있다.
동아, 조선일보를 필두로 가속도가 붙은 경력기자 스카우트 바람은 다른 한편 인력 유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해당 신문사들의 경력기자 채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타 언론사로 5명의 기자가 옮겨간 세계일보는 지난달 27일 경력기자 채용 공고를 냈으며 국민일보는 20명의 경력기자 채용을 목표로 조만간 사고를 낼 예정이다. 문화일보도 최근 3명의 기자들이 다른 신문사로 이동함에 따라 경력기자 채용 공고를 낼 계획이다. 한 신문사 기자는 이같은 양상에 대해 “각사가 공히 인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경력기자 충원은 인력 수급에 있어 효율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규모가 큰 신문에서작은 신문으로, 서울에서 지방으로 연쇄적인 인력난을 부를 여지가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조선일보가 부서별로 광범위한 기자들을 개별 접촉하면서 이에 대한 반발도 생겨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경향신문 지부(위원장 이재국)는 지난 2일 특보를 통해 “그동안 무려 10여명이 넘는 기자들이 한달 이상 무차별적인 영입 공세에 시달렸다”며 “경향신문의 싹을 짓밟기 위한 조폭적 행태를 중단하고 정정당당하게 공채 사고를 내 타사 기자들의 자발적 의사에 따른 인력충원을 하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지부(위원장 박세진)는 지난 3일 노보에서 “지난 3~4월 편집국과 비편집국을 합쳐 7명의 사우가 회사를 그만 둔 것으로 파악됐다”며 “경영진들은 이제라도 장기적 안목에서 회사 발전방향을 모색해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철 기자 ksoul@journalist.or.kr
박미영 기자 mypark@journalist.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