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선 방문진 이사 "사퇴서 오전에 등기로 부쳤다"...이사진 재편 예고

유의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가 8일 오전 사퇴했다. 유 이사는 이날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방금 전 우체국을 통해 (방문진에 사퇴서를) 등기 속달로 보냈다.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사퇴가) 처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 이사는 사퇴 배경과 관련해 큰 이유는 누적돼온 거지만 선생이라는 게 가장 크다. 선생이기 때문에 가장 소중한 건 학교고 학생이지 않나. 사태가 악화돼서 학생들의 교육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와 20여년 이상 공직한 이화여대에 누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에 사퇴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언젠가부터 보도에서 방문진 유의선 이사가 아닌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로 나오더라. 그게 부담스러웠다누구나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생각이 다른 건 서로 얘기를 주고받으면서 합리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한쪽의 일방적인 정보가 도배되고 이미지가 왜곡되니까, 이렇게 하기 보다는 진흙탕 싸움에서 물러나서 학술적으로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전날 이화여대 출신 MBC 언론인들의 사퇴 촉구 메일이 심경 변화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것에 영향을 받은 건 아니라고 일축했다. MBC 파업에 정당성에 대해서는 “90% 정도는 나름대로 선의의 뜻으로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 이사는 구체적으로 명확한 문제가 드러나면 제도적으로 풀어야 하는데, 큰 정치권력과 연계돼서 파업이 이뤄지고 있다. 공영방송 정치적 독립성이 중요한데 바람직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업이 이렇게 대규모로 일어나는 것은 정치적인 배경도 있지만, 관리 감독하는 이사진의 한 사람으로서 나름대로 책임을 느낀다고도 답했다.

 

유 이사의 사퇴에 대해서는 방문진 내부에서 이미 수일 전부터 돌던 얘기였다. 최근 유 이사는 방문진에 사퇴 절차를 물어봤고, 고영주 이사장을 비롯한 일부 이사진에도 사퇴 얘기를 미리 전했다는 게 확인됐다.

 

유 이사는 처음에는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이) 당혹스러워하셨지만, 학교에 있는 사람이라 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주셨다서로 관점의 차이로 진흙탕 속에서 너가 잘했니 내가 잘했니로 싸우는 것보다 조금 벗어나서 냉정하게 제3자의 입장에서 학술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다고 밝혔다.

 

유 이사의 사퇴로 방문진 이사진은 현재 옛 여권과 옛 야권의 63 구도에서 54 구도로 재편될 예정이다. 방문진 이사진은 총 9명 중 여권이 6, 야권이 3명 추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하는데, 옛 여권의 추천을 받은 유 이사의 사퇴로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보궐이사의 추천권을 갖는다.

 

방문진 이사는 방문진법 제6조 제4항에 따라 방통위가 임명한다. 임기는 전임자인 유 이사의 남은 임기인 2018812일까지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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