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알리는 이슈 중심의 보도하겠다"

<심석태 SBS 보도본부장>
단독보도에 매몰되기 보다는
사회 도움주는 뉴스 만들 것

지난달 30일 SBS 새 보도본부장에 심석태 뉴미디어국장이 임명됐다. SBS 노사가 지난 10월13일 합의한 임명동의제에 따라 선출된 첫 보도본부장이다. 투표 참여율은 93%. 득표율은 노사 합의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지만 높은 투표율은 새 보도본부장에 대한 구성원들의 관심을 방증한다.


지난해 가을부터 여러 풍파를 겪으며 신뢰도, 영향력 면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SBS 뉴스의 지향점을 심 본부장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을까. 기자협회보는 지난 6일 서울 목동 SBS 사옥 보도본부장실에서 그의 생각을 들었다.



“임명동의 투표 전 구성원들에게서 SBS 뉴스가 어떤 전략과 비전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뉴스가 지향해야 할 성격은 무엇인지 등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는 최대 과제가 SBS 뉴스의 낮은 신뢰도와 영향력을 제고하는 것이라 답했죠. 특정 언론사 뉴스의 열성팬이 형성되는 걸 지켜본 저로선 단순히 욕먹지 않는 뉴스를 해서는 적극적으로 찾아오는 시청자를 거느릴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지난 4일 보도본부 보직자들을 모아놓고 3가지를 주문했죠.”


그가 주문한 건 △이슈 중심의 뉴스 △복잡한 사회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알리는 뉴스 △우리 사회를 좀 더 살만한 공동체로 만드는 뉴스였다. 심 본부장은 “사람들이 SBS가 무슨 이슈를 제기하는지 궁금할만한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단독에 매몰되기보다 미담이든 고발이든 우리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뉴스를 만드는 것 역시 주문했다. 이 관점에서 인사와 조직운영을 할 것을 밝혔다”고 말했다.


지난 1일과 4일자 인사는 그런 차원에서 이뤄졌다. 심 본부장은 “일각에선 세대교체를 했다고 하지만 저는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적이 없다”며 “다만 누가 이 시점에 SBS로 시청자를 유인해올 수 있을 만큼의 뉴스를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다. 성숙도가 있으면서 새로운 기사를 생산해낼 수 있는 사람, 그런 관점에서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전략뉴스부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신설됐다. 8명의 선임기자가 속해 있는 전략뉴스부는 새로운 뉴스 영역을 만들기 위해 심 본부장이 고안해 만든 조직이다. “20년 넘게 한 분야에 종사한 사람을 우린 보통 엄청난 수준의 전문가로 보지만 상당수 기자들은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갖기가 힘들잖아요. 그래서 전문 분야를 개발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전략뉴스부를 만들었습니다. SBS도 구조적으로 많은 선임기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보직 이후에도 일을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들이 전문 영역을 만들어 다양한 방식의 결과물을 내놓는다면 SBS 보도의 수준과 스타일은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0년간의 뉴미디어 분야 경험도 인사와 조직운영에 반영되고 있다. 심 본부장은 이번 인사에서 콘텐츠 혁신 담당 데스크를 만들고 권영인 스브스뉴스 팀장을 데스크로 발령냈다. 심 본부장은 “이 자리는 편집회의에 들어가 발제되는 것을 보고 ‘뉴미디어로 이렇게 소화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후 담당 기자와 연락해 미리 취재를 조율하는 역할”이라며 “양쪽을 연결해주는 연락관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달 안엔 뉴미디어 부문 자회사도 만들어진다. 심 본부장은 “기본적인 콘텐츠 전략은 기존 뉴미디어국이 하지만 콘텐츠 생산은 전문적인 팀이 개발하는 개념”이라며 “제작부서가 회사가 되는 거다. 적정한 수준으로 이들 부서 인력의 정규직화를 고려한 방안”이라고도 했다.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뉴미디어의 특징처럼 그는 보도본부에서도 여러 실험이 이뤄지길 바랐다. “뉴미디어국에선 새로운 시도를 하면 대단히 직접적이고 재빠른 반응이 와요. 때문에 공급자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죠. 보도본부 구성원들 역시 상상력을 발휘해 이용자들이 관심을 기울일만한 뉴스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실험을 하고 검증하고 자꾸 시도하면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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