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KBS 기부방송서 막말 논란..."파업 그만하는 게 기부"

새노조 "당신들이 파업이유"

KBS구성원들이 공영방송 정상화를 촉구하며 파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불우이웃돕기 생방송에 출연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파업을 그만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큰 기부” 등의 발언을 해 반발을 사고 있다.


홍 대표는 19일 오전 10시 KBS ‘나눔은 행복입니다’ 생방송에 출연, “소외된 이웃이 연말에는 좀 따뜻한 연말이 됐으면 한다”며 “KBS도 이제 파업 그만하고 국민의 방송으로 이제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KBS 여러분들이 파업을 그만 하는 것이 오늘 국민에 대한 큰 기부가 될 것”이라면서 “이젠 파업 그만 하시고 우리 좀 방송 좀 재미있게 볼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KBS 특별생방송 '나눔은 행복입니다'에 출연, 인터뷰하고 있다.(연합뉴스)

홍 대표는 사회자들이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18년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어떤 정책을?”이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이 같은 발언을 이어갔다. 홍 대표는 질의에 “금수저 정당에서 흙수저 정당으로, 앞으로 서민들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답변한 후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제 파업 그만하고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십시오”라고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새노조)는 이날 오후 ‘언론적폐 원흉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은 입 다물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홍 대표와 자유한국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새노조는 “지난 9년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자신들의 낙하산 사장들을 잇따라 투하해 장악하고, 심지어 보도와 방송에 직접 개입함으로써 KBS를 정권의 애완견처럼 만들었다”며 “새노조 2200조합원이 혹한 속에서 107일째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바로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 당신들이다. 당신들이 파업의 원인 제공자이고 우리가 청산하고자 하는 언론적폐의 원흉”이라고 강조했다.


새노조는 “우리의 파업은 당신들이 KBS를 애완견처럼 부려먹기 위해 ‘알박기’해 둔 부역자들을 청산하고 공영방송을 국민 품에 돌려드리기 위한 역사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라며 “공영방송 KBS를 사유화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 채 여론을 호도해 죄를 무릎 꿇고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어디서 ‘파업중단’을 운운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검찰은 이날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던 이정현 의원(무소속)을 방송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전 수석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KBS 보도책임자인 김시곤 전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KBS뉴스9을  대통령이 하필 봤다’, ‘이렇게 중요할 때 해경과 정부를 두들겨 패는 게 맞냐’의 발언 등을 통해 정부비판 보도 삭제, 내용 바꾸기를 종용했다.


현행 방송법 제4조(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에는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은 보장된다”,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고 나와 있다. 또 이 같은 규정을 위반해 방송편성에 관해 규제나 간섭을 한 자에 대해선 2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전 수석의 요구를 받아들인 당사자로 지목된 길환영 전 KBS사장에 대해선 ‘혐의없음’으로 처분했다.


새노조는 “이정현 전 수석에 대한 기소는 방송법을 어기고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짓밟은 자들을 처벌하는 살아 있는 기준이자 엄중한 교훈이 되어야 마땅하다”며 “사법부는 이번 이정현 전 수석에 대한 재판 과정을 통해 방송법이 정한 방송 편성과 독립의 자유 침해를 엄벌함으로써 언론 자유를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릴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길 전 사장에 대한 혐의없음 처분에 대해선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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